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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외국인 5주 순매도…은행 창구 환율은 1,530원대

입력 2026-03-22 05:51  

고유가·외국인 5주 순매도…은행 창구 환율은 1,530원대
지난주 평균 1,490원대 고공행진…원화 하락률 0.48%, 여전히 주요국 최상위
"금융시장 민감도 낮아질 것 vs. 1,600원 갈 수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90원대로 고공행진했다.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가운데 체감 환율에 가까운 은행 창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중동발 '에너지 대란'으로 번질 경우 환율이 1,500원대 중반을 넘어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환율 이틀 연속 1,500원대 마감…외국인, 5주간 30조원 순매도
2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주(16∼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93.29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지난주 첫 거래일인 16일 1,501.00원으로 출발하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간거래 장중에 1,500원을 웃돌았다.
지난 19일에는 주간 거래 종가(1,501.0원) 기준으로도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넘었다. 20일 종가도 1,500.6원으로 이틀 연속 1,500원대를 기록했다.
이달들어 20일까지 평균 환율은 1,483.4원으로, 월별로 보면 외환위기였던 1998년 3월(1,488.87원) 수준에 근접했다.
올해 들어 평균 환율은 1,461.0원으로 분기 별로 봤을 때 외환위기(1998년 1분기·1,596.88원) 이후 가장 높다.
은행 창구 현찰 구매 환율은 1,530원대다. 20일 하나은행 최종 고시 환율은 1,532.86원이었다. 창구 구매 환율은 은행의 환전 수수료 성격인 환율 스프레드가 더해져 기준 환율보다 높다.
공항 영업점 환율은 지난 21일 오후 하나은행 고시 기준 1,570원까지 뛰었다.



지난주 달러 강세가 주춤하면서 상당수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였지만 원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뉴욕 종가 기준)는 지난주 0.48%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499에서 99.498로 1.0% 내렸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6개국 통화 중 유럽연합 유로(+1.34%), 일본 엔(+0.31%), 영국 파운드(+0.90%), 스위스 프랑(+0.41%), 스웨덴 크로나(+1.54%) 등은 올랐다. 캐나다 달러(-0.06%)만 소폭 약세였으나 하락 폭은 원화보다 작았다.
기타 통화 중에 대만 달러(+0.20%)와 호주 달러(+0.63%), 중국 역외 위안(+0.03%), 튀르키예 리라(-0.21%), 남아프리카 공화국 랜드(-0.38%) 등도 달러 대비 강세거나 원화보다 덜 약세였다.
태국 밧(-1.22%), 칠레 페소(-1.20%), 러시아 루블(-3.27%), 인도 루피(-1.24%) 등만 원화보다 더 떨어졌다.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원화 약세 주 배경으로 꼽힌다.
브렌트유는 지난 20일 배럴당 112.19달러까지 올랐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98.32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천586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난달 16일 이래 5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29조9천688억원이다.
5주 연속 순매도는 대미 관세 우려가 컸던 지난해 3월 24일∼4월 25일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순매도 금액은 당시(5주간 11조6천231억원)보다 훨씬 크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국내 증시 과열 우려와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따른 불안감으로 인해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더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쟁으로 국내 증시 변동폭이 커지고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증가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 원화 약세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 "에너지 인프라 피해 커지면 환율 추가 상승…전쟁 장기화 시 1,600원"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1,5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겠지만, 에너지 인프라 피해가 커지면 1,500원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에너지 인프라 파괴는 자제하라고 촉구했지만, 통제되지 않는 이스라엘이 변수"라면서 "군사 시설 공습 위주던 전쟁 양상이 에너지 시설에 더 큰 충격을 가한다면 환율 상단이 1,5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 양상에 따라 환율 상단이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긴장이 지속되면서 확전은 제한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환율 상단은 1,530원 선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전쟁이 장기화하고 고유가와 강달러가 맞물리는 극단적인 '스트레스 시나리오'에서는 환율 상단이 1,500원 중후반을 넘어 1,600원 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 사태가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정도가 점차 줄고 외환 당국 개입 경계가 있어서 추가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전쟁과 고유가가 지속되더라도 각국 정부가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금융 시장 민감도는 조금씩 낮아질 것"이라면서 "외환 당국이 시장 안정 조치를 하고 수출업체들이 1,500원을 고점이라고 보며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1,520원에서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도 "외화 유동성 우려는 없는 상황이며, 외환 당국의 1,500원선 방어 의지도 강해 추가 상승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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