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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 전담반까지…아파트 공시가격 이렇게 만들어진다

입력 2026-03-22 06:08  

고가주택 전담반까지…아파트 공시가격 이렇게 만들어진다
국토부가 계획 짜고 부동산원이 전국 인력 투입…현장조사 거쳐 가격 산정
단지·세대 특성부터 지역 변화까지 반영…한강변 조망은 3D 시뮬레이션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최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 변동률이 발표되고 가구별 열람이 시작되자 지난해 시세가 크게 오른 서울 주요 지역 주택 보유자들은 크게 술렁거렸다.
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산정 근거가 되는데,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한강벨트권 등 일부 지역은 작년 가격 상승에 따라 공시가격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해에는 "왜 우리 단지만 이렇게 올랐나", "같은 동인데도 왜 층별로 공시가격 차이가 이렇게 큰가" 등 불만과 함께 가격 산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늘 나오기 마련이다.
22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가격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설명을 토대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만들어지는 기준과 과정을 살펴봤다.

◇ 국토부가 부동산원에 의뢰…전국 690명 투입해 30만여개 단지 조사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사·산정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국가 사무다.
국토부는 매년 1월1일 기준으로 공동주택의 적정 가격을 조사·산정하고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시한다. 1월1일 기준 공시가 정기공시이며, 이후 5월31일까지 증·개축이나 용도변경 등 사유가 발생한 공동주택에 대해 6월1일 기준으로 추가공시한다.
국토부가 전년도에 추진 계획을 수립해 한국부동산원에 조사를 의뢰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사·산정은 부동산원 업무 중 중요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부동산원 조직도를 보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공시통계본부 산하에 부동산공시처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공동주택 보유세 등의 과세표준 기준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국가장학금 등 각종 복지제도부터 공직자 재산등록에 이르기까지 67개 행정 사무의 기준으로 쓰이는 등 국가 정책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부동산원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사·산정을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전국 지사 인력 약 690명을 투입해 관련 작업을 수행했다. 대상 주택은 약 1천585만가구, 단지 기준으로는 약 30만7천800여개다.
전년도 12월 말까지 사용승인을 받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공시 대상 목록이 만들어지면 조사 담당자들이 각자 담당하는 단지에 대한 사전조사를 거쳐 가격 산정을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한다.
공시가격이 뜻하는 공동주택의 '적정 가격'은 법적으로는 '통상적 시장에서 정상적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을 말한다. 이는 투기적 요소나 불합리한 가격 요소를 배제한 가격이어서 대개는 일반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산정된다.


◇ 조망·소음·지역 변화 등 여러 요인 반영…고가주택은 전담반도 구성
주택 가격 산정에는 건물 및 세대별 특성부터 지역 개황까지 다양한 요인이 활용된다.
건물 노후도와 규모, 관리 현황, 안전성 등 단지 전체 상태와 더불어 층별 조망과 소음 영향, 사생활 침해 가능성, 난방 및 단열, 채광 등 각 세대의 개별 특성이 기본적인 평가 대상이 된다.
이를 위해 조사 담당자들은 해당 단지를 방문해 전경 사진을 촬영하고 전년과 비교해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면밀히 검토한다.
같은 동에서조차 여러 요인에 따라 효용이 달라지는 점도 가격 산정에 반영된다.
현장 조사를 통해 해당 단지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로열(royal)층'을 설정한 뒤 기준가격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다른 세대의 가격을 내는 방식이 쓰인다.
이를테면 어떤 단지의 로열층이 남향에 소음이 없는 15층으로 기준가격이 10억원인 경우, 해당 단지의 4층이 다른 조건은 동일하나 동향에 소음이 있는 조건이라면 층고와 향, 소음 항목에서 감점을 줘 적정 가격을 8억7천500만원으로 산정하는 식이다.
관심도가 높은 한강변 아파트는 조망이 가격에 큰 변수로 작용하므로 3차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개별 세대에서 바라본 조망을 이미지화해 조사에 활용하기도 한다.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추세라 공시가격 조사 목적이라고 해도 개별 세대에 직접 들어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변화도 개별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어서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
도로 폭, 포장 상태, 교통시설 편의성, 도심 접근성, 상가 배치부터 관공서나 학교, 대형 병원 등 공공·편의시설과의 거리, 일조량과 온도 등 기상조건, 조망을 비롯한 자연환경, 거주자 직업과 연령대 및 학군 등 사회환경, 변전소나 오수처리장 등 위험·혐오시설 유무까지 다양한 외부 요인이 조사 대상이다.
해당 지역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개통되거나 도로가 확장되는지, 대형 쇼핑몰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서는지 등에 따라 주거 효용이 달라질 수 있어 지역 현황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유형과 추진 단계에 따라서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이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해당 단지의 실거래 신고자료, 신규 입주 단지의 경우 최초 분양가, 부동산 정보 사이트 자료, 부동산 중개업소 탐문으로 파악한 가격 동향 등 각종 가격자료도 적정 가격 산정에 활용된다.
특히 지역 내 최고가 단지나 랜드마크급으로 인식되는 대단지, 전년 대비 가격 변동률이 눈에 띄게 높은 단지 등은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 가격 산정에 부담이 크다.
이를 고려해 부동산원은 지난해 고가 주택 전담반을 별도로 구성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고가 주택은 최상층 펜트하우스처럼 일반 주택과 특성이 달라 한층 더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일반 공동주택과 달리 거래 사례가 부족하기도 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담팀 구성과 함께 별도의 외부 특별 심사도 도입했다"고 말했다.


◇ 여러 단계 거쳐 가격 적정성 검토…"공시가격 흔들리면 국가 정책 흔들려"
가격조사가 끝나면 산정된 가격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가 여러 단계로 진행된다.
조사자 본인이 1차로 개별 단지의 특성 정보와 가격 수준의 적정성 및 균형 등을 검토해 보고서를 제출하면 해당 지사에서 지사장 주관으로 시군구별 검토가 이어진다. 이후 상위 시도 관할 지사의 검토를 거쳐 부동산원 본원에서 전국 차원으로 공동주택 가격안을 비교·검토한다.
이어 국토부 주관으로 심사위원단이 편성돼 그간 조사·산정된 전체 가격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오류 유무를 확인하는 심사가 진행된다. 이 절차가 끝나면 언론을 통해 해당 연도 공시가격 개요와 지역별 변동률 등이 공개되고 열람과 의견 청취가 시작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공시가격 산정은 전반적인 부동산 데이터를 1년에 한 번씩 만드는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므로 공시가격이 흔들리면 국가 정책이 흔들리는 것"이라며 "특히 아파트는 국민의 요구 수준이 높고 주택 특성도 많이 달라진 점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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