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영상 공개…日야당 의원 "보고도 못 본 척했어야"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오토펜' 사진을 본 뒤 웃는 모습이 공개되자 일본 내 일각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백악관이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다카이치 총리는 역대 미국 대통령 사진들이 나란히 걸려 있는 백악관 내 공간에서 집권 1기 때인 제45대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마주하고는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지은 뒤 두 손을 들어 보인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바로 옆에 걸려 있는 사진을 보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폭소를 터뜨린다.
다카이치 총리가 웃음을 참지 못한 사진은 이른바 '오토펜'(Autopen·자동 서명기) 사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만들면서 트럼프 대통령 사진 사이에 바이든 전 대통령 초상 사진이 아닌 자동 서명기 사진을 걸었다.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꾸준히 제기해 온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인지력 저하 의혹을 부각하는 한편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난하려는 취지에서 건 것으로 분석됐다.
백악관이 다카이치 총리가 오토펜 사진을 보며 웃는 모습을 굳이 공개한 것도 이러한 의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고 21일 귀국했다.
일본 주요 언론은 22일까지 이 영상을 거의 다루지 않았지만, 일부 야당 정치인은 공개적으로 다카이치 총리 행동을 비판했다.
입헌민주당 고니시 히로유키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생각지도 않게 눈을 의심했다"며 "적어도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없었을까. 미국의 모든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 누리꾼은 "바이든 전 대통령 전시물에 대한 태도는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아첨 외교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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