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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팔레스타인 소녀 죽음 다룬 영화 금지…'이스라엘 고려'

입력 2026-03-23 10:49  

인도, 팔레스타인 소녀 죽음 다룬 영화 금지…'이스라엘 고려'
배급사 대표 "이해 못 해"…야권 "영화 상영은 정부간 관계와 무관"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 당국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손상을 이유로 5세 팔레스타인 소녀의 죽음을 다룬 영화의 국내 상영을 금지했다고 AFP통신이 2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현지 영화 배급사 '자이 비라트라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마노지 난드와나는 최근 AFP에 이같이 밝혔다.
문제의 영화는 튀니지 출신 영화감독 카우테르 벤 하니야가 연출한 '힌드 라자브의 목소리'(The Voice of Hind Rajab)로, 2024년 1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숨진 5세 팔레스타인 소녀 힌드 라자브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난드와나 대표는 인도 영화등급위원회(CBFC)의 한 위원으로부터 이 영화의 국내 상영이 금지됐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면서 그 위원은 영화가 상영되면 인도와 이스라엘 간 관계가 훼손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CBFC 심사를 위해 영화를 한번 살펴본 뒤 CBFC가 영화 상영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만 자신이 CBFC로부터 영화 상영 금지를 공식 통보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영화는 이스라엘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상영됐다"면서 "이 영화가 왜 인도인들에게는 나쁘다거나 민감하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당 영화가 지난해 11월 동부 도시 콜카타에서 열린 국제영화제에서는 상영됐음을 지적했다.
당국의 이번 조치는 인도가 국방과 농업, 기술 등의 부문에서 이스라엘과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건국을 역사적으로 지지하며 중동에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취해진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인도 총리로선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 있다. 모디 총리가 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수일 후 이스라엘은 미국과 함께 이란을 선제 공습했다.
영화 상영 금지 소식이 전해지자 인도 야권에서 항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인도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소속 샤시 타루르 연방하원 외무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영화 상영은 표현의 자유를 반영하는 것으로 정부 간 관계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타루르 위원장은 이어 "외국에 모욕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영화나 책을 금지하는 이 같은 관행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이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에 걸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힌드 라자브의 목소리'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나 상을 타지는 못했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은사자심사위원대상을 받았는데, 당시 시사회에서 관객들은 눈물바다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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