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중동산 아닌 브렌트유 기준 보조금 지급 논란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이란 전쟁 발발로 급등한 유가를 일본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통해 낮추는 과정에서 자국 정유업계에 부담을 떠넘겼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4일 일본 정부가 정유사에 지급할 유가 보조금을 책정하면서 자국에서 주로 쓰는 두바이유가 아닌 중동 사태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가격이 안정됐던 북해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삼아 논란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11일 휘발유 소매 가격을 전국 평균 1L(리터)당 170엔(당시 약 1천583원) 대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자원에너지청은 총리 발표 이후 정유사들에 유가 보조금 정책을 설명하면서 보조금 지급 기준으로 삼는 원유 가격을 그간 채택했던 두바이유가 아닌 북해 브렌트유로 하겠다고 했다.
당시 상승 추세이던 두바이유가 아닌 상대적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던 브렌트유가 보조금 지급 기준이 되면서 정유사들은 실제 석유 조달 비용에 못 미치는 보조금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일본 정유사 관계자들은 보조금 기준을 브렌트유로 한다는 일방적인 통고를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면서 실제 휘발유 조달 비용과의 차액은 고스란히 업계 몫이 됐다고 토로했다.
일본 정유사들이 휘발유, 경유 등 연료용 석유류 가격 억제 정책이 시행된 약 한 달간 짊어진 부담금이 2천억엔(약 1조8천600억원)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정유업계의 비용 부담이 1분기 결산부터 드러날 전망으로 정부가 배당금 재원을 제한한 데 대한 주주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동 이외 지역에서의 대체 조달 수요가 높아지며 최근에는 브렌트유 가격이 두바이유보다 올라가기도 했다.
한편,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도치기현에서는 하수 처리 슬러지 소각에 필요한 중유 공공 입찰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한 가격이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찰됐다.
요코하마시가 지난달 실시한 빗물 배수펌프 가동용 등유·중유 공급 입찰에서도 일부 유찰이 빚어졌고 나고야시의 4∼6월 버스 연료용 경유 입찰도 유찰되는 등 고유가 상황에서 공공 분야 운영에 어려움이 포착되고 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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