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국·브루나이서 경유 확보"…말레이시아와도 합의

입력 2026-04-17 14:45  

호주 "한국·브루나이서 경유 확보"…말레이시아와도 합의
2곳뿐인 정유공장 중 1곳 화재로 생산 차질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동산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호주가 한국·브루나이·말레이시아로부터 경유 등을 추가로 확보하며 석유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에 2곳 밖에 없는 정유공장 중 한 곳에 불이 나 석유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여전히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전날 방문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브루나이와 한국에서 총 1억 리터(L)의 경유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번 (디젤) 확보는 앞으로 있을 여러 차례의 추가 물량 확보 중 첫 번째 사례"라면서 "추가 연료를 농민들을 포함해 가장 필요한 곳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이번에 정부가 비용을 보증하는 석유 전략 비축 권한을 처음으로 행사해 두 나라로부터 연료를 얻었다.
이번에 확보된 양은 약 57만 배럴로 호주의 약 하루치 소비량이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회담을 갖고 최근 중동 위기에 따른 세계 에너지 공급 차질 상황에서 양국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두 나라 사이 필수 에너지의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공동 성명에서 "필수 에너지 공급을 포함, 양국 간 개방적이고 안정적인 무역 흐름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유국인 말레이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가 잉여 연료를 호주에 우선 공급하고 호주도 말레이시아에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호주는 경유의 약 14%, 휘발유의 약 10%, 항공유의 약 11%를 말레이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천연가스 수요의 약 20%를 수입하며, 이 중 대부분은 호주에 의존하고 있다.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와 호주는 에너지 자원에서 강한 상호 의존 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국에 필요한 호주산 인산염 확보와 맞바꿔 호주에 요소를 공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석유 가격 급등에 호주 정부는 이번 같은 석유 확보 노력과 비축 석유 활용, 연료 내 대기오염 물질인 황 함량 기준 완화 등을 통해 대응해왔다.
호주 정부는 또 최근 주요 석유제품을 호주에 수출하는 한국·일본·싱가포르로부터 정상 공급 보장을 받아냈다.
이달 초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가 아시아에 안정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역할을 계속 수행할 테니 아시아 국가들도 호주에 석유제품을 계속 공급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역대 최고치를 찍은 호주 휘발유 가격이 이후 10% 이상 내리는 등 정부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호주 내 2곳뿐인 정유공장 중 하나인 호주 동남부 멜버른 인근 질롱 정유공장이 화재로 생산에 차질을 겪으면서 새로운 악재가 더해졌다.
지난 15일 밤 시작된 화재는 약 12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이로 인해 이 공장의 생산량은 평소보다 휘발유는 약 40%, 경유·항공유는 약 20%씩 감소한 상태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번 화재가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연료 사용 제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4단계 연료 안보 계획 가운데 2단계 계획을 시행 중으로, 여기에는 정부가 연료 공급을 늘리기 위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운전자들에게 필요한 만큼만 연료를 사도록 권고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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