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2천원대 시대…주유소·카드사 '수수료 갈등' 또 격화

입력 2026-04-19 05:51  

휘발윳값 2천원대 시대…주유소·카드사 '수수료 갈등' 또 격화
"결제액 커진 만큼 수수료율 인하" vs "비용도 커져 수십억 추가 손실"
금융당국 "이미 타 업종보다 우대…추가 인하 어렵다" 선 그어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강류나 기자 =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전국 평균 휘발윳값이 2천원을 돌파한 가운데 주유업계와 카드업계 간 수수료 갈등도 재부상하고 있다.
주유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라 카드 결제액이 커지는 만큼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1.0%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카드업계는 주유 업종은 이미 역마진 구조라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수십억원의 추가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맞서고 있다.
19일 주유업계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최근 고유가 기간에 한해 카드수수료율을 현행 매출액 대비 1.5%에서 0.8~1.2%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정부와 카드업계에 공식 요구했다.
유가 급등으로 카드사가 결제액 증가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주유업계는 판매 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논리다.
주유업계가 내야 하는 카드 수수료가 유류세를 포함한 전체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현재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유류세(ℓ당 휘발유 698원, 경유 436원)와 부가가치세가 포함돼 있는데, 카드수수료는 이 같은 세금을 포함한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책정돼 실제 영업이익 대비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최고가격제 시행에 맞춰 주유소도 기름값을 올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수수료를 일부 인하해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러한 주장이 비용 구조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드수수료는 조달비용, 대손비용, 마케팅비용 등 결제금액에 비례해 증가하는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매출이 늘수록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주유업종은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주유 업종 수수료율이 1.5%인데 이를 위해 카드사가 지불하는 실질 원가는 2.1%를 상회한다는 설명이다. 주유 업종의 경우 고객 혜택 제공 및 주유소 매출 증대를 위해 결제금액의 5~10%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구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유 업종 카드 매출은 1월(2월은 영업 일수가 3일 짧고 설 연휴 포함돼 제외) 대비 약 5천3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액 증가에 따라 수수료 수익은 약 80억원(5천300억원×1.5%)에 그친 반면 비용(5천300억원×2.1%)은 약 112억원으로 더 커 약 32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카드업계는 주유업종이 다른 업종 대비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현재 주유소 수수료율은 1.5%로 일반 가맹점 평균(약 2.08%)보다 이미 낮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유 업종에 최상위 수준의 우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업계의 구조적 적자 속에서도 중동 사태 극복을 위한 주유 특화 카드 혜택을 늘리는 등 상생 지원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추가 수수료 인하 요구에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권 논의가 어디로 흘러갈지가 변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유소는 특수가맹점으로 분류돼 이미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며 "특정 업종에만 추가 인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유업종에 일시적 수수료 조정을 할 경우 담배, 주류, 대형병원 등 민생 업종의 연쇄적 인하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수수료 인하가 결국 소비자 혜택 축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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