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 전문가 미국 샌디에이고 집결…항암 트렌드 공유
국내 기업 50곳 육박…삼성·현대바이오 등 14곳 부스 마련

(샌디에이고=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1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차로 10분을 달려 도착한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샌디에이고만에 인접한 컨벤션센터 앞은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6)' 참가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전날 개막 후 이틀간은 연구결과 발표보다 교육 세션 위주이지만 미팅 공간과 강연장이 갖춰진 'AACR 센트럴' 등 주요 행사장은 최신 암 연구 트렌드를 배우려는 전세계 전문가와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임원 등으로 가득찼다.
비행기로 약 5시간을 이동해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온 인디애나대 의과대학 박사 과정 학생 파라나 칼리푸르(30)는 "암 연구 관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정보를 얻기 위해 AACR에 왔다"며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 결과도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22일까지 6일간 진행되는 AACR 2026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암 기초·중개 연구 학술대회로, 전세계 2만2천명 이상 과학자, 임상 전문의, 기업 관계자 등이 모여 수천 건의 초록과 주요 플레너리 세션(기조강연) 등을 통해 최신 암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정밀성(Precision), 협력(Partnership), 목적(Purpose)'이며, 글로벌 항암 시장 트렌드인 ▲ 정밀의학의 고도화 ▲ '아치사량(Sub-lethal dose)' 딜레마와 종양 미세환경(TME) 극복 ▲ 인공지능(AI)과 공간 생물학(Spatial Biology)의 임상 적용 ▲ 미세환경 제어를 위한 바스켓 임상(Basket Trial) 확대 ▲ 조기 발병 암(Early-onset cancer) 증가와 예방 의학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AACR 2026에 참가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50곳에 육박해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루닛[328130], 소마젠[950200], LG AI연구원 등 14곳은 부스를 설치하고 고객과 파트너들을 맞이한다.

출입증을 받은 뒤 입구로 들어가 화이자, 머크,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 부스를 지나니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가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는 R&D센터장 정형남 부사장 등 그룹장 6명이 참가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발전적인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며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 '삼성 오가노이드' 관련 구두 발표와 포스트 발표 등도 진행한다.
인근에 LG AI연구원 부스도 보였다. LG AI연구원은 AI 기반 신약 발굴 연구를 논의한다.
오른쪽으로 포스터 발표 자료가 전시된 섹션을 지나 국내 최대 의료AI 기업 루닛 부스를 찾을 수 있었다.

루닛 USA는 AI 기반 암 진단에 대해 파트너사에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맨 오른쪽 포스터 섹션 바로 옆에는 'Pseudo-Resistance(가짜내성)'을 간판으로 내건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부스가 보였다.
현대바이오는 자회사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부스를 마련해 항암 치료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짜내성을 해결하는 기전을 밝히고, 이를 증명할 임상들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미세환경 정상화 치료'(microenvironment-normalizing therapy)를 부제로 내 건 현대바이오는 염증을 지속시키는 병리적 구조로 항암 치료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섬유아세포(CAF)와 세포외기질(ECM) 장벽인 가짜 내성을 정상적인 상태로 개선하여 항암제나 면역세포가 종양 내로 잘 침투하도록 돕는 치료법을 역설할 방침이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대표 겸 페니트리움바이오[187660] 공동대표는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관련해 동물 실험이 아닌 유전자 분석 툴 등을 통해 분자 생물학적으로 결과를 얻었다"며 "이전 AACR에서는 문제가 병적인 환경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병적인 환경을 어떻게 정상화하는 가를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부분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AACR에서 발표가 예정된 기업 중에서는 동아ST와 한미약품[128940]은 각각 9건씩으로 가장 많은 발표를 진행한다.
한미약품은 ▲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 선택적 HER2 저해제(HM100714) ▲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 ▲ EP300 선택적 분해제 ▲ STING mRNA 항암 신약 ▲ p53-mRNA 항암 신약 2건과 북경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 4-1BB x PD-L1 이중항체(BH3120) ▲ B7H3 x PD-L1 이중항체 ADC(BH4601) 등 총 8개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동아ST는 자체 개발 중인 PARP7 저해제, HK이노엔[195940]과 공동 개발한 EGFR 표적 단백질 분해제, 앱티스와 공동 개발중인 이중항체 ADC 등 다양한 기전의 비임상 항암제 연구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PARP7 저해제와 관련해 ▲ 면역 활성화와 종양 성장 억제를 유도하는 신규 PARP7 저해제 ▲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이끄는 PARP7 저해의 이중 작용 기전 2건의 포스터를 발표한다.

HLB그룹은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가 고형암에서 발현하는 메소텔린(MSLN)을 타깃하는 CAR-T 치료제 후보물질 'SynKIR-110'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는 등 4건의 발표를 맡는다. 지놈앤컴퍼니[314130]는 차미영 신약연구소장(부사장) 등이 참여했으며 항암 파이프라인 등 3가지 발표가 예정돼 있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KLS-3021 두경부암 전임상 데이터를 최초로 공개하며 알지노믹스[476830]는 RZ-001 간세포암 임상 1b/2a 중간 결과를 구두발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 종근당[185750], 유한양행[000100] 등 제약바이오 대기업과 이뮨온시아[424870], ABL바이오, 리가켐바이오[141080],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 신라젠[215600] 등 바이오 기업도 파이프라인 등 발표에 참여한다.
HLB그룹 관계자는 "이번 AACR은 베리스모의 KIR-CAR 플랫폼 기반 고형암 CAR-T 임상 1상 중간 결과와 엘레바의 FGFR2 표적 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 포스터 발표가 함께 소개되며, HLB그룹의 항암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글로벌 학계와 시장에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며 "아직 상용화 사례가 제한적인 고형암 CAR-T 분야에서 임상 가능성을 확인해가는 한편, 표적항암제 분야에서도 기전적 차별성과 개발 경쟁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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