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반 실각에 위기감' 유럽 극우 밀라노 결집

입력 2026-04-19 18:14  

'오르반 실각에 위기감' 유럽 극우 밀라노 결집
이탈리아 살비니 부총리 주도…불법 이주, EU 관료주의 성토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 극우 세력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불법 이주와 유럽연합(EU) 관료주의를 성토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대표주자 격이었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총선에서 대패해 16년 만에 실각하게 되자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탈리아 민족주의 정당 '동맹'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주도로 밀라노의 상징인 밀라노 대성당 인근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유럽의회 내 극우 성향 교섭 단체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 지지자 수천명이 참석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프랑스 국민연합(RN) 당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PVV) 대표, 스페인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 등 유럽의 대표 극우 지도자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살비니 부총리는 '유럽의 주인은 우리'라는 이름이 붙은 집회 연설에서 "친애하는 빅토르, 당신은 국경을 방어하고 인신매매범과 무기 밀매업자들과 싸웠다. 우리는 자유와 법치를 위해 이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며 오르반 총리를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유럽이 불법 난민으로 점령됐다고 주장하면서 운전면허의 벌점제처럼 이주민이 일정 횟수 이상의 잘못을 저지르면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재이주' 제도와, 문화적으로 유사한 국가들이 이주민을 받는 정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중동 전쟁발 에너지 위기에 규제만을 중시하는 EU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제재를 종료할 것을 촉구했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도 연단에 올라 과격한 반이민 정책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예측했던 비극이 현실이 됐다. 유럽의 원주민은 이슬람 국가에서 온 대규모 불법 이민 쓰나미에 직면했다"며 "이슬람 국가에서의 이민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들은 샤리아(이슬람율법)를 따르려는 범죄자"라며 "단 한명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를 노리는 바르델라 RN 대표는 이날 "대선에서 우리의 승리는 단지 프랑스만의 승리가 아니라 유럽 모든 국가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복스의 아바스칼 대표는 미등록 이주민 50만명에게 거주 허가증 부여를 추진 중인 페드로 산체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유럽 극우세력)가 단결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이탈리아 농민들과 교통 규제에 반대하는 운전자들이 트랙터와 오토바이를 몰고 밀라노 외곽에서 밀라노 대성당까지 행진하는 통에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산체스 스페인 대통령,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등 좌파 성향의 지도자가 모여 세계 곳곳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극우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민주주의 수호 회의'를 열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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