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수호에 시한이나 최후통첩 믿지 않아"
"美 우라늄 농축 제한 요구는 실패로 판명된 불합리한 입장"
"호르무즈서 인도 상선 피격, 이란군이 했는지 조사중"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란 정부가 미국의 휴전 위반 등을 비판하면서 미국과 2차 종전 협상에 응할 계획이 아직 없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고 이란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2차 협상 참여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이 순간까지, 차기 협상에 대한 어떠한 계획이나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어 "미국은 외교와 협상 준비가 됐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외교적 프로세스를 추진하려는 진정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2주간의 휴전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휴전 연장을 위한 외교적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란의 국익을 수호하는 데 그 어떤 시한이나 최후통첩도 믿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또 미국이 공격을 자행하고 휴전 조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과 협상 경과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전 계획안을 제시했으며, 이란은 이에 대응해 자국의 핵심 요구사항을 담은 10개 항목의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 안건들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의 광범위한 실무 협상을 거쳐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정리됐으며 15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의 테헤란 방문 당시에도 집중적으로 검토됐다.
그러나 미국 측이 요구 사항을 바꾸거나 입장을 번복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상대측(미국)은 안타깝게도 언론을 통해 모순된 발언을 쏟아내고 끊임없이 요구 사항을 변경하며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는 협상 직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란의 입장은 처음부터 매우 명확하고 합리적이었으며 수용 불가능하다고 밝힌 사안에 대해서는 어떠한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현재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는 추측성 정보가 많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이 요구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에 대해선 "안타깝게도 미국은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거의 없다"며 "이미 실패로 판명된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휴전중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해역(페르시아만) 일대에서 발생한 인도 상선 피격 사건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이 이란군에 의해 자행되었는지 묻는 말에 "현재 관계 당국이 실제 우리 군에 의해 발생한 사건인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검토 단계"라고 답했다.
이란군의 개입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즉각적인 확답은 피한 것이다.
그러면서 바가이 대변인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오로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동으로 인해 야기된 것"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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