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이양 일정 제시하라" 시위
Z세대 활동가 잇단 체포…시민단체 반발
대통령실, '임시 대통령 암살 음모' 제기
외세 개입 의혹에 프랑스 발끈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지난해 안드리 라조엘리나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끌어낸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가 군부 정권을 향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군부 정권을 이끄는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임시 대통령에게 보다 선명한 민정 이양 일정 제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Z세대 단체 관계자가 최근 잇달아 체포되면서 정정 불안이 재연될 조짐도 엿보인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명확한 선거 일정 제시를 요구하는 Z세대의 시위가 벌어졌고, 이틀 뒤 시위대 리더격인 헤리조 앤드리아마난테나 등 4명의 활동가가 국가 안보 위협과 범죄 음모 등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 가운데 두 명은 이후 질병을 이유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앤드리아마난테나는 여전히 구금상태라고 가디언은 이들의 변호사를 인용해 전했다.
다른 Z세대 단체도 15일 2명의 활동가가 추가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일부 Z세대 활동가는 랜드리아니리나 임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지난 2월 러시아를 찾는 등 뒤 러시아와 급격히 가까워지는 것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이후 마다가스카르에 장갑차와 개인 화기, 탄약 등을 지원했고 간부 훈련이나 랜드리아니리나 임시 대통령 경호에도 일부 러시아인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다가스카르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년을 맞아 유엔 총회에서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때 기권했다.

인권단체들은 최근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며 군부 정권이 자의적 구금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반대 진영을 억압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앰네스티 동·남부 아프리카 지부는 17일 성명에서 "마다가스카르 당국이 모호한 혐의를 적용해 시민 단체 활동가들을 침묵시키려 한다"며 "Z세대 활동가에 대한 억압을 즉시 멈추고 집회·시위에 관한 권리를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국제투명성기구 관계자도 이번 체포와 관련해 "전 정부에서 목격됐던 패턴"이라며 "기본권 존중과 관련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랜드리아니리나 임시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음모 가능성을 제기했다.
열 감지 드론 5기가 지난 12~13일 대통령 거주지 상공을 비행하다 경호국에 식별돼 저지됐는데, 이들 드론은 거주지 내부를 살필 수 있어 감시 작전이나 암살 시도를 할 때 목표물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또 의회 방화 계획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마다가스카르 당국은 이달 초 대통령 암살과 쿠데타를 계획한 혐의로 13명을 기소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실은 또 현 정부에 불만을 가진 외세의 개입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마다가스카르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19일 프랑스가 정국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시도와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공식적으로 부인한다"고 성명을 냈다.
프랑스 대사관은 이 같은 의혹 제기는 양국 관계를 해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며 "거짓 정보 확산을 삼가 달라"고 촉구했다. 프랑스는 과거 마다가스카르를 식민지배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지난해 9월 잦은 단전·단수 등에 항의하는 Z세대 젊은이들의 시위가 확산한 이후 다음 달 라조엘리나 당시 대통령이 의회에서 탄핵당했으며 육군 엘리트 조직 캡사트(CAPSAT) 부대 지휘관이던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이 곧이어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2년 이내 선거를 통한 민정 이양을 약속한 랜드리아니리나 임시 대통령은 민간 은행 회장을 지낸 사업가 헤린샬라마 라조나리벨로를 총리로 한 내각을 꾸렸으나 5개월 만에 해산했으며, 지난달 경찰 출신으로 금융정보국 사무국장을 지낸 마미티아나 라자오나리슨을 총리로 한 2기 내각을 새로 구성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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