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5년여 수감생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으로 전환(종합)

입력 2026-05-01 03:08  

미얀마, 5년여 수감생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으로 전환(종합)
"남은 형량 지정된 거주지에서 복역"…장소·남은 형기 등 불확실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국제적 고립 탈출 위해 '유화책'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군사정권 수장 출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이끄는 미얀마 정권이 5년 여 동안 수감 생활을 해온 아웅산 수치(81) 국가고문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
30일(현지시간) 미얀마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수치 고문이 남은 형량을 교도소가 아닌 지정된 거주지에서 복역하도록 감형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장소와 남은 형기가 몇 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수치 고문이 이끌다가 군부에 의해 해체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전 고위 관계자는 그가 수도 네피도에 있는 한 주소지에 격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다만 정확한 가택연금 장소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관영 MRTV 방송도 이날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전환 사실을 보도하면서 군인 2명과 마주한 채 나무 벤치에 앉아 있는 수치 고문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간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수감 생활을 해온 수치 고문의 모습이 확인된 것은 2021년 5월 하순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사진 이후 거의 5년 만이다.
다만 이 사진이 찍힌 장소 등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이날 미얀마 당국은 수치 고문을 포함한 수감자들에 대해 남은 형기의 6분의 1을 줄여주는 감형 조치를 내놓았다.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잃고 군부에 의해 체포된 수치 고문은 부정선거·부패 등 다양한 혐의로 징역 3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네피도의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수감 생활을 해 오다가, 2023년 27년으로 감형된 데 이어 이달 중순과 이날 두 차례 형기가 단축되는 감형을 받았다.
수치 고문의 변호인단 관계자는 수치 고문의 남은 형기가 18년을 조금 넘는 정도라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쿠데타를 주도, 군사정권 수장 직에 오른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올해 1월 NLD 등 야권을 배제한 '반쪽짜리 총선'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 세력을 앞세워 '압승'했다.
이어 이달 초순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에 취임한 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을 위해 민주 세력과 반군을 향해 감형, 평화회담 제안 등 유화 제스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수치 고문의 아들 킴 에어리스는 성명에서 자신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미얀마 당국의 발표에도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기는커녕 심지어 그의 생존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어리스는 "나는 아직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른다"면서 "어머니가 아직 살아 있는지 깊이 우려하고 있다. 만약 살아 있다면 그의 생존 증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가 실제로 가택연금으로 옮겨졌다면, 나와 그의 변호사들을 비롯한 사람들과 연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 관계자도 "가택연금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돼 다행이지만, 우리는 직접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뉴스 보도를 통해서만 알게 됐다"고 전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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