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삼성증권[016360] 심사 중단…메리츠는 증선위 상정도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 달 전만 해도 순항하는듯했던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 절차가 당분간 불투명해졌다. 제재·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 중단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당초 지난달 8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삼성증권 발행어음 사업 인가안을 심의했을 때만 해도 최종 인가는 시간 문제라는 분위기였다. 통상 증선위를 거친 안건은 최종 의결기구인 금융위 정례회의까지 통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곧바로 제재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금융감독원이 재제심의위원회를 거친 삼성증권 제재안을 금융위에 제출하면서다.
금감원이 심사를 마친 제재안은 금융위원회에서 증선위, 안건심사소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초고액자산가 거점점포 검사를 받은 이후 일부 영업점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적발됐다.
그전까지는 제재안이 불확실한 상태였던 만큼 금융당국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발맞춰 '조건부 승인' 방침을 세웠지만, 제재안을 넘겨받게 되자 방향을 틀었다.
기관 중징계를 받을 경우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제재 문제부터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국으로서는) 제재가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회사를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기업금융을 먼저 독려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지만, 제재 일정이 더 구체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갈 길이 더 멀어 보인다.
정례회의 직전 관문인 증선위에도 아직 올라가지 못했다.
지난달 증선위에서 발행어음 인가안이 돌연 안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메리츠금융지주[138040]가 2022년 11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발표하기 직전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다만 검찰 수사는 금융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보니 사법절차가 장기화할 경우 조건부 심사로 먼저 진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만기 이하의 상품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2028년까지 전체 운용자산에서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를 모험자본으로 의무 공급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강조해온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닿아있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모험자본에 투자하고 국내 산업 생태계를 지원하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이런 정책과의 엇박자까지 감수하며 삼성·메리츠에 면허를 보류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불공정거래·내부통제 리스크를 엄중히 다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 시장은 기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으로 굴러가다가 지난해 7월 키움·하나·신한·삼성·메리츠 등 5개사가 추가로 신청하면서 확장 국면에 있다.
신규 신청사 5곳 중 3곳은 인가를 받았고 현재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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