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암살 겁나 경호 대폭 강화…우크라 드론공격 의식"

입력 2026-05-04 15:53  

"푸틴, 암살 겁나 경호 대폭 강화…우크라 드론공격 의식"
FT, 정보기관 인용해 공개활동 급감 등 행태변화 보도
"지하벙커에서 전쟁 몰두하며 세부작전까지 보고받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드론 공격 등으로 암살 위협을 느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중 공개 활동을 줄이는 동시에 경호 수준을 대폭 높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자와 유럽 정보기관에 따르면 최근 그는 통상적으로 업무를 보는 공간 대신 지하 벙커에서 지내는 시간을 크게 늘렸다.
러시아 국영 언론들은 이를 숨기려는 듯 사전 녹화된 영상을 송출하며 그가 정상적으로 직무 수행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 중이지만 변화는 확연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올림픽 예비 선수 양성 학교를 방문했다. 올해 들어 푸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당시가 두 번째였다.
이는 지난해 대통령의 공개 방문 건수 17건에 비교하면 크게 적어진 수치다.
러시아 연방경호국은 푸틴 대통령의 주변 경호도 대폭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주변에 가깝게 머무는 요리사, 사진사, 경호원 등은 대중교통 이용과 휴대전화, 인터넷 사용 가능 기기 사용이 금지됐으며 직원 자택에는 감시 시스템이 설치됐다.
푸틴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크게 줄여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드론 117대로 러시아 폭격기 41대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진 '거미줄' 드론 작전과 지난 1월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체포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푸틴의 외부 접촉은 한층 위축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지하 벙커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푸틴 대통령은 전쟁 지휘에 몰두하고 있다.
FT는 푸틴 대통령과 군 관계자들이 매일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의 작은 마을을 탈환하는 것과 같은 세부 작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과 관련 없는 인사들은 몇주 또는 몇 달 만에 푸틴 대통령을 겨우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한 관계자는 "그는 시간의 70%를 전쟁에 쓰고 나머지 30%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같은 사람을 만나거나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 쓴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더 많이 접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전쟁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푸념했다.
고립된 푸틴 대통령의 태도는 전쟁에 지친 러시아 국민의 불만을 더 키우고 있다.
크렘린궁도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의 공개 행사에서 국민 간 친밀감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행사서 한 학생의 이마의 입을 맞춘 게 대표적 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블라스트' 창립자이자 정치 분석가인 파리다 루스타모바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06년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적 있다며 "그가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는 그가 공개적으로 다시 아이들에게 입맞춤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i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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