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론형 AI·보안 경쟁 부상…판단·실행 능력 중요해져
공격 자동화·AI 보안주권 강화…산업 구조 변화 가속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인공지능(AI)이 단순한 생성 단계를 넘어 판단·실행 영역으로 확장되며 산업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사이버 공격 자동화가 확산하고 추론형 AI와 자율형 AI(에이전틱 AI)가 부상하면서 보안·업무·플랫폼 전략 전반에서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경쟁의 초점이 단순 정보 생성 능력에서 논리적 판단·실행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랜섬웨어 389% 급증…AI 공격도 자동화
AI 활용 공격이 확산하면서 보안 위협 양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글로벌 보안 기업 포티넷의 '2026 글로벌 위협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전년 대비 389% 증가한 7천831건으로 집계됐다. 익스플로잇(취약점 침투) 시도 역시 25% 늘어난 1천219억건에 달했다.
공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공격자들은 이른바 '섀도우 에이전트' 형태의 도구를 활용해 표적 탐색부터 침투 경로 설계, 공격 실행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포티넷 산하 '포티가드 랩스' 분석에서는 신규 취약점 공개 이후 최초 공격 시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4∼48시간 수준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평균 4.76일과 비교하면 대응 가능 시간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공격 확산으로 개별 솔루션 중심 대응의 한계가 커지면서 네트워크와 보안을 통합한 플랫폼 기반 대응 체계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정부·업계 "AI 보안주권 확보"…보안 체계 전환 가속
AI 고도화에 따른 보안 위협이 커지면서 정부와 업계의 대응도 본격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일 글로벌 AI 기업들의 사이버보안 프로젝트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앤트로픽의 '미토스'와 오픈AI의 'GPT 5.5' 등 고도화된 AI 에이전트 모델들이 취약점 탐지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자율형 AI 기반 공격 가능성도 주요 보안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전국 3만여개 기업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대상으로 보안 점검을 요청한 데 이어 기업 대응 요령과 최고경영자(CEO) 행동 수칙도 배포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는 글로벌 AI 프로젝트 참여 확대와 함께 국내 AI 보안 역량 강화를 통한 'AI 보안주권' 확보 필요성이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보보호 패러다임 역시 AI 기반 보안 체계로의 전환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로 트러스트·양자 보안 기반 대응 체계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AI도 생각한다"…추론형 AI 경쟁 본격화
AI 활용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은 단순 답변 생성보다 중간 사고 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추론형 AI'(reasoning AI) 기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생성형 AI가 가장 그럴듯한 답을 빠르게 제시하는 데 강점이 있었다면, 추론형 AI는 문제를 단계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수학 문제 풀이와 코드 오류 수정, 데이터 분석 등 복합 작업에서 단계별 판단 과정을 거쳐 답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GPT-5.5 프롬프트 가이드라인 역시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오픈AI는 최신 모델일수록 복잡한 지시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명령이 효과적이며, "단계별로 생각하라"와 같은 방식이 추론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단순 생성 능력을 넘어 판단·실행·보안 역량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가 단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실제 업무와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활용되면서 산업 구조 변화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