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샌디스크 4040%, 마이크론 770%, 인텔 483% 상승
바클레이스 "'미친' 움직임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글로벌 증시를 휩쓸고 있는 '반도체 랠리'에 대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익 실적에 기반을 둔 열풍이라는 점에서 2000년 안팎의 닷컴버블과는 다른 듯하지만 과열은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진단을 내놨다.
WSJ는 9일(현지시간) "반도체 주식의 거대한 질주가 둔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공지능(AI) 수요 폭발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엄청난 이익 실적 성장이 최근의 주가 폭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6주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포함된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약 3조8천억달러(5천560조원)나 늘어났다.
최근 1년간 샌디스크 주가는 4039.7%, 마이크론 주가는 769.8%, 인텔 주가는 483.2% 올랐다.
이런 급등세는 생성형 AI 모델의 진화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 등 모든 종류의 반도체로 수요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말과 올해 초를 전환점으로 앤트로픽이 본격적으로 내놓은 에이전트형 기능이 호평받으면서, 연중무휴로 24시간 내내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와 CPU의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테크 대기업들이 구할 수 있는 모든 반도체와 컴퓨팅 자원을 닥치는대로 사들이면서 반도체 기업에 기록적인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WSJ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당시 큰 수익을 낸 기업 다수가 실제 이익을 거의 혹은 전혀 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반도체 랠리는 견고한 실적, 특히 엄청난 이익 성장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메모리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번 2026 회계연도(2025년 9월 4일∼2026년 9월 3일)에 매출 1천70억 달러(156조4천억원), 영업이익 770억 달러(112조6천억원)를 낼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회계연도(2022년 9월 2일∼2023년 8월 31일) 매출은 155억 달러(22조6천600억원)였고 그해에 영업손실을 냈다.
시장 한편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금요일인 8일 인텔이 애플과 예비 칩 제조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 후 주가가 14% 상승하고 마이크론이 15.5% 오르는 등 단기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6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친' 움직임이 대다수가 일반적으로 믿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적었다.
브로드컴과 TSMC에 투자한 샌프란시스코의 은퇴한 변호사 피터 파인버그(64)는 WSJ에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최근 수년간 S&P500보다 수익률이 높았으며 올해 들어서는 "약간 초현실적"인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파티는 경찰이 들이닥쳐 해산시키기 반 시간 전에 가장 즐거운 법이라는 개념을 나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야 할지, 또 매각한다면 언제 해야 할지 검토 중이지만 당장은 보유하고 있을 생각이라면서도 "투자자에게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시장이 비싸다"라고 덧붙였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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