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치 대혼란 속…찰스 3세 '킹스 스피치'(종합)

입력 2026-05-14 00:58  

영국 정치 대혼란 속…찰스 3세 '킹스 스피치'(종합)
'사퇴 압박' 직면한 스타머 추진 37개 법안 담겨
"보건장관 내일 사임·총리직 도전 예정"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임 압박으로 정치적 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의회 개회 연설(킹스 스피치)을 했다.
영국 국왕이 의회 개회식에서 정부의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연설을 '킹스 스피치'라고 부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때는 '퀸스 스피치'라고 불렀다.
스타머 정부 출범 후 찰스 3세의 개회 연설은 두 번째다. 킹스 스피치는 국왕이 작성하는 게 아니라 선출을 통해 구성된 정부가 작성한다.
이번 킹스 스피치에는 글로벌 충격과 도전에 맞서 국가 경제와 에너지,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회기에 추진할 37개 법안이 담겼다.
스타머 총리가 지난 11일 직접 발표한 대로 영국 내 마지막 용광로가 있는 브리티시 스틸의 완전 국유화가 포함됐으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한 '성장을 위한 규제 법안', 경쟁 규제를 간소화하는 '경쟁 개혁 법안' 등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법안들이 들어갔다.
유럽연합(EU)과 이미 체결한 협정과 관련해선 영국 규정을 EU 규정에 맞춰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유럽 파트너십 법안'도 포함됐다.
난민 지위 유지를 더 어렵게 만들고 망명신청자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을 제한하는 '이민 망명 법안'도 포함됐다. 이는 집권 노동당 내 좌파 진영에서 반발을 살 수 있는 법안으로 꼽힌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더 쉽게 하는 '원자력 규제 법안', 청정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에너지 자립 법안', 사이버공격, 극단주의 콘텐츠 공유 등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여러 건의 국방 강화 법안들도 추진된다.
지난해 발표된 국민보건서비스(NHS) 잉글랜드 폐지를 위한 법안과 경찰 치안 및 특수 교육 수요 충족, 임대차 제도 개편, 공공 주택 확대, 청년 일자리 확대 법안 등도 포함됐다.

의회 개회와 킹스 스피치는 스타머 총리가 집권 노동당 내에서 강한 사임 압박을 받는 가운데 이뤄졌다. 전날까지 차관 4명이 잇달아 사임했고 20% 넘는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총리에게 사임 또는 퇴진 일정 제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는 당규에 따라 대표직에 도전하면 경선을 받아들이겠지만, 자진해서 사퇴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찰스 3세는 킹스 스피치를 위해 이날 오전 화려한 예복을 입고 마차를 탄 채 버킹엄궁에서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으로 향한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버킹엄궁이 이날 킹스 스피치를 앞두고 총리실에 '정치적 논란에 국왕을 끌어들이거나 이용하지 말라'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찰스 3세의 고위 보좌관이 내각부에 국왕이 예정대로 이날 킹스 스피치에 나서야 할지 물었고, 정부에서는 헌법상 국왕이 개회를 하는 게 옳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영국 법에 따라 휴회한 의회가 절차에 맞게 개회하지 못하면 상·하원 의원들은 법안 토론과 의결 등 의정 활동을 할 수 없다.
한 소식통은 "국왕으로선 정부가 엉망이라 이번 주말까지 유지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국정 계획을 낭독해야만 하는 건 망신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국민은 정부가 나라를 개선하는 일을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 생활비를 낮추고 병원 대기 시간을 줄이며 점점 더 위험해지는 세상에서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영국은 중대한 순간에 섰으며 우리 정부는 국민에게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주요 매체들은 잠재적 경쟁자로 꼽혀온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이 14일 사임하고 스타머 총리에게 도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의회 개회식 직전 스타머 총리는 스트리팅 장관과 만나 대화했으나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총리실 대변인은 "면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지만, 총리는 보건장관을 신임한다"고만 말했다.
43세의 스트리팅 장관은 노동당 내에서는 토니 블레어 총리의 중도주의를 이어받은 '블레어라이트'(Blairite)로 꼽힌다. 스트리팅 장관이 도전에 필요한 하원의원 81명의 지지를 확보했는지에 대한 관측은 엇갈린다.
스트리팅 장관이 도전하면 당내에서 보다 좌파 진영으로 꼽히는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나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과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 장차관급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은 조만간 하원의원 보궐 선거 출마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도부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5.07%로 전장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전날 매도세로 2008년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가 약간 되돌린 것이다. 파운드화는 1.3509달러로 0.2% 떨어졌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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