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정당한 공격…푸틴과 직접 대화 준비 됐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판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에 앞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연기가 치솟는 석유 저장시설 영상과 함께 "밤사이 러시아 영토 내 주요 시설들이 타격을 입었으며 그 중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이 포함됐다"며 "평화를 앞당기기 위해 필요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제재 계획이 정확히 실행되고 있다"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천100㎞ 떨어진 해당 시설이 전쟁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자국을 방문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격을 러시아의 전날 대규모 공습에 맞선 "정당한 공격"이라며 보복 공격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 러시아 본토 타격과 관련해 "외교 협상에서 러시아와 대등한 입장에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해주는 안전 보장을 갖게 된 것"이라며 자신은 종전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은 이번 공격으로 도시 내 3개 구역에서 여러 기반 시설이 피해를 봤지만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인접한 레닌그라드주의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주지사도 밤사이 방공망이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 여파로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은 밤사이 수 시간 동안 폐쇄됐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30편이 넘는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해 "러시아의 대응은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우즈베키스탄과 탄자니아 대통령을 비롯해 130개국 약 2만 명이 참석하는 SPIEF가 개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 SPIEF 총회에서 직접 기조연설을 한 뒤 토론에 참여한다.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과 회동도 예정돼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공격이 사실상 SPIEF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세르히 스테르넨코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고문은 소셜미디어에 연기가 보이는 가운데 행사장으로 향하는 참가자들의 영상을 게시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럼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생긴 검은 연기 기둥을 배경으로 개막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번 공격은 전날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23명이 사망한 직후 이뤄졌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를 향해 연일 격렬한 공습을 전개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 8기를 포함해 미사일 73기와 드론 656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고, 우크라이나는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외에도 크론시타트 군사기지, 탐보프 지역 군수공장 등을 공격했다.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여객버스가 피격돼 최소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러시아가 임명한 현지 당국자를 인용해 DPA 통신이 전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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