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 장관 "스타머, 국방투자 능력·의지도 없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11일(현지시간) 리더십 위기를 겪는 키어 스타머 총리의 국방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항의하며 사임했다.
힐리 장관은 이날 스타머 총리에게 낸 사직서에서 "점증하는 위협의 시기에 국가 방위에 필요한 자원을 약속할 능력이 총리에게는 없었고 재무부에는 의지가 없었다"고 스타머 총리와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스타머 정부가 앞서 약속했던 장기 국방투자계획(DIP) 발표가 계속 지연된 것을 가리킨다.
스타머 총리는 취임 직후 영국군 개혁이 필요하다며 '전략적 국방 재검토'(SDR)에 나섰고, SDR 보고서 권고 사항 이행을 위한 투자 계획을 지난해 내기로 했다.
그러나 DIP 발표는 거듭 미뤄져 왔으며 그 배경에는 빠듯한 정부 재정과 부처 간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업계 및 방위 협력 관계 국가, SDR 보고서를 작성한 조지 로버트슨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까지도 투자 계획 지연에 우려를 표시했다.
전날 스타머 총리는 내달 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까지는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힐리 장관은 이 계획의 초안을 받아본 결과 기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사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주 월요일(8일) 오후 처음으로 전체 내용을 전달받은 총리의 DIP 재정 합의안은 이렇게 위험한 때에 국방과 국가에 필요한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나는 우리 군의 준비태세를 축소하고 작전 인력에 대한 위험을 높여 나라를 덜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결정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4년 7월 스타머 정부 출범 직후부터 국방부를 지휘해온 힐리 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전쟁에 따른 안보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내각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그만큼 이미 위기를 겪고 있던 스타머 총리의 입지가 더욱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머 총리는 국정운영에 대한 실망감에 따른 지지율 급락과 지방선거 참패 등으로 집권 노동당 내에서 강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앤디 버넘 전 보건장관과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이 스타머 총리에게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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