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시대 핵심 '실리콘 커패시터' 입지 본격 확대"

입력 2026-06-14 09:00  

삼성전기 "AI시대 핵심 '실리콘 커패시터' 입지 본격 확대"
AI 반도체 성능·안정성↑…두께 얇고 고온·고전압 대응력 우수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전자부품으로 꼽히는 '실리콘 커패시터' 산업에서 그간 축적한 첨단 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입지를 본격적으로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4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김원기 실리콘 커패시터 그룹장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연 제품 세미나에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실리콘 커패시터를 활용한 전력 안정화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고용량·다기능 제품군을 확장하고 글로벌 고객사를 다변화해 시장 점유율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커패시터는 전자제품 안에서 전기를 잠깐 저장했다가 반도체가 필요로 할 때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물탱크 역할을 하는 필수 부품이다. 의도치 않은 전기 신호 간섭인 '노이즈'를 걸러 오동작을 막아 주기도 한다.
이전에는 금속·세라믹판을 쌓아 만드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가 대표적이었지만 최근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들 고밀도 전자장치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리콘 커패시터가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초박형 구조인 데다 저항이 낮아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고온·고전압에서도 끄떡없어 AI 반도체의 성능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핵심 부품으로 평가받는다.

실리콘 웨이퍼에 얇은 유전체(절연체)와 전극층을 증착해 만드는 만큼 두께가 최소 약 4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정도로 얇다. 이 덕분에 반도체 패키지 내부나 칩 아래에 탑재할 수 있다.
향후 실리콘 커패시터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급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올해 23억달러(약 3조5천억원)에서 2031년 32억4천만달러(약 5조원)로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그간 이 시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일본 무라타 등 소수 기업이 장악해 왔지만, 삼성전기는 과거 통신 모듈 등 사업을 통해 쌓은 반도체 공정 기술과 글로벌 2위인 MLCC 역량 등을 바탕으로 뒤집기 한판에 도전한다.
삼성전기는 2024년 말 실리콘 커패시터 양산을 시작해 지난달 미국 빅테크 기업에 1조5천570억원어치를 공급하는 첫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김 그룹장은 "금세 성과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사업 기반의 빠른 대처에 더해 패키지 기판과 실리콘 커패시터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 역량"이라며 "고객사별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역량과 차별화된 품질 보증 경쟁력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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