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통령…"트럼프, 브라질 대선서 손떼라"

입력 2026-06-18 07:05   수정 2026-06-18 08:24

룰라 대통령…"트럼프, 브라질 대선서 손떼라"
트럼프 "브라질 정치 다소 위험" 발언에 맞불
관세·테러단체 지정 등 양국 갈등 속 설전 벌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오는 10월 예정된 브라질 대선에서 통산 4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80) 미국 대통령을 향해 "브라질 대선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한 룰라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만의 이념적 취향을 가질 권리가 있지만 브라질 선거는 브라질의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가문과 밀착 관계를 보인다고 지적한 후 "그가(트럼프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든, 그의 아들이든, 손자든 계속 좋아해도 상관없다. 취향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브라질 선거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의 문명화된 선거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을 만나 브라질 정세를 거칠게 비판하는 발언을 한 직후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이 "다소 정치적으로 위험한 상태"가 됐다며 "그들이 꽤 터프하게 플레이하지만, 미국보다 더 터프하게 플레이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브라질 대법원이 보루소나우 전 브라질 대통령의 삼남 에두아르두 전 의원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에 불만을 품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브라질 대법원은 미국 정가를 상대로 브라질 사법부 등에 제재를 가해달라고 로비를 벌인 혐의로 에두아르두에게 징역 4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브라질 사법부 판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직접적인 비판에 나선 건 이번 10월 대선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
현재 룰라 대통령의 최대 맞수로 꼽히는 강력한 라이벌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실형을 선고받은 에두아르두의 친형이다.
이런 배경 외에도 두 정상의 이 같은 설전은 최근 브라질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 위협, 테러단체 지정 등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다시 경색된 가운데 나왔다. 두 정상은 이번 G7 정상회의 기간 중 공식 회담을 갖지 않았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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