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핸들 꺾어도 물컵은 잔잔…신형 iX3에 담긴 BMW 미래

입력 2026-06-22 09:00  

[시승기] 핸들 꺾어도 물컵은 잔잔…신형 iX3에 담긴 BMW 미래
차세대 전략 '노이어 클라쎄' 첫 모델…슈퍼컴퓨터가 차량 제어


(인천=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600mL(밀리리터) 컵에 물을 450mL 채워 차 위에 고정했다.
전문 인스트럭터가 지그재그와 유턴 코스를 제법 속도를 붙여 달렸지만, 물은 한 방울도 넘치지 않았다.
토크, 조향, 제동 등 자동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통합 제어하는 슈퍼컴퓨터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 덕분이었다.
지난 18일 인천 중구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프리미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BMW iX3' 시승 행사.
이날 시승은 하트 오브 조이를 포함해 총 4개의 고성능 슈퍼컴퓨터로 구성된 차량 제어 시스템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첫 코스가 물컵 시험이었다. 직접 운전석에 앉았을 때는 약간의 오기가 생겨 '끽'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핸들을 좌우로 세게 꺾어봤지만, 신형 iX3는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다른 차였다면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렸을 법한데도 좀처럼 수평을 잃지 않았다. 컵에서 물을 다 빼내겠다는 목표였지만 차에서 내려 확인해보니 50mL만 흘러나와 있었다.

신형 iX3는 BMW의 미래 비전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의 첫 번째 양산 모델이다.
노이어 클라쎄는 '새로운 클래스'(New Class)를 뜻하는 독일어다. 1960년대 BMW를 경영난에서 구했던 대표 스포츠 세단의 이름이기도 하다.
BMW는 2027년까지 내연기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 등 총 40여종에 노이어 클라쎄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iX3는 BMW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물컵 시험을 마친 뒤 드라이빙센터 메인 트랙으로 자리를 옮겼다. 총길이 2.6㎞, 폭 11m에 서로 다른 모양의 코너 17개로 짜인 트랙이다.
직선 주로에서는 시속 170㎞까지 끌어올렸다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부드러운 주행감은 가속 페달을 세게 밟거나 코너를 빠져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연속 코너 구간에서는 일반 도로에서 느끼기 힘든 원심력이 몸을 눌렀지만, 차량 자체는 좌우로 휘청이는 롤링 현상이 크지 않았다. 에어 서스펜션이나 후륜 조향 없이도 승차감과 민첩함이 균형을 이루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정차할 때는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충격을 상쇄하는 '소프트 스톱' 기능 덕분이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운전대 뒤에 계기판이 없다는 점이다.
그 대신 앞 유리 아랫부분에 자리한 'BMW 파노라믹 비전'이 띠 형태로 주행, 차량 정보를 띄운다.
운전석 쪽으로 비스듬히 기운 형태의 중앙 디스플레이와 3D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편리했다.
다만 국내 소비자 눈높이를 넘어서야 할 지점도 있다. 신형 i3에는 중국 EVE에너지의 배터리셀이 들어갔고 국내 선호도가 높은 통풍 시트가 없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배터리) 파트너를 선정하고 있고, BMW가 자체 개발한 품질 기준을 기반으로 배터리셀 생산 전반에 철저한 관리와 검증 과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풍 시트에 대해서는 "고객 피드백과 시장 요구를 반영해 상품성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유럽과 달리 손을 떼고 운전할 수 있는 핸즈오프 기능이 빠진 점도 차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관련 법규와 제도적 환경이 해당 기능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향후 법·제도가 마련되는 시점에 맞춰 보다 진보된 운전자 보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iX3는 최고 출력 469마력, 최대 토크 65.8kg·m을 발휘하며 1회 충전 시 최대 611km(국내 인증 기준)를 달릴 수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7천990만∼9천190만원(부가세 포함·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bin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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