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특수'에 방산 스타트업에 VC 투자 쏟아져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우크라이나 전선과 호르무즈 해협의 포성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드론·자율 함정·전장 인공지능(AI) 등 방위 기술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비상장 자본시장 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의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들어 전 세계 방산 테크 스타트업에 유입된 VC 자금이 123억달러(약 18조8천억원)에 달한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유입금액 99억5천만달러(약 15조2천억원)을 넘는 규모다.
JP모건의 유럽·중동·아시아 안보 이니셔티브 총괄 다니엘 루드니키 슐룸베르거는 "전쟁 수행 방식에서 유사 이래 가장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분야에 장기적 수요가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식하면서 밸류에이션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돈은 압도적으로 미국으로 쏠렸다. 전체의 93%(114억달러)가 미국 스타트업 몫이었는데, 그 절반 가까이를 안두릴 한 곳이 삼켰다.
드론과 감시 타워로 유명한 안두릴은 지난달 50억달러(약 7조6천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기업가치는 610억달러(약 93조3천억원)로 불어났다.
중동 전쟁은 해양 방위 기술 쪽으로도 불씨를 댕겼다.
영국 방산 스타트업 크라켄 테크놀로지는 무인 기뢰 탐색선을 영국 해군에 납품했다. 이 무인 기뢰 탐색선은 호르무즈 해협 배치를 앞두고 있다.
크라켄은 현재 10억달러(약 1조5천300억원) 밸류에이션으로 1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유럽 방산 VC 투자도 올해 4억6천만달러(약 7천40억원)를 넘어섰다. 독일 드론 스타트업 헬싱과 자폭 드론 업체 스타크가 각각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조달을 진행 중이어서 실제 집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위성 분야에서는 핀란드·폴란드 합작 아이스아이가 이달 10억유로 조달에 성공하며 몸값을 6개월 만에 4배로 키우기도 했댜.
그러나 지본이 단기간에 대거 몰리면서 과열 경고도 커지고 있다.
한 VC 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일부 기업의 매출이 쪼그라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모펀드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의 매니징 파트너 쇼넬 말라니는 "일부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는 타당하다"면서도 "방위 기술 수요의 근본 동인은 실재하며 분쟁이 끝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투자그룹 DTCP 방위 기술 펀드의 토머스 프로이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항공 드론 분야에서는 과열이 맞지만 자율 해양 시스템과 위성 분야에서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 방산 VC 익스페디션스의 미콜라이 피를레이 공동창업자는 "1차 투자 물결이 전장 무기 재건이었다면, 이제는 공급망 확보"라며 "센서, 전자전, 최전선 AI 모델에 이르기까지 유럽은 스스로 두 발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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