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아동의 날' 계기 된 47년전 유괴사건…美대법원 유죄 복원

입력 2026-06-23 08:41  

'실종 아동의 날' 계기 된 47년전 유괴사건…美대법원 유죄 복원

'실종 아동의 날' 계기 된 47년전 유괴사건…美대법원 유죄 복원
아동 실종 대응 변화 이끈 1979년 뉴욕 6살 소년 사건 재조명
'시신 없는 재판' 자백 효력과 연방법원의 권한이 쟁점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1979년 뉴욕에서 실종된 6살 소년 에탄 파츠 사건 피고인에 대한 살인 유죄 판결을 복원했다.
이 사건은 미국 아동 실종 대응 체계 강화와 대중 인식 변화의 계기로 평가받는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이날 에르난데스에 대해 지난해 연방 제2순회항소법원이 내린 피고인 페드로 에르난데스(64)에 대한 유죄 판결 취소 판단을 뒤집고 기존 판결의 효력을 인정했다.
에르난데스는 2017년 뉴욕주 법원에서 납치·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최소 25년 복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연방대법원은 연방 항소법원이 주 법원의 판단을 뒤집는 과정에서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주 법원이 내린 사실 판단과 배심원 판단을 연방 법원이 임의로 다시 심사할 수 없다는 취지다.
에탄 파츠는 1979년 5월 뉴욕 맨해튼 소호 지역에서 혼자 등교 버스를 타러 집을 나선 후 실종됐다.
그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고,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아동 유괴와 실종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대표적 사건으로 남았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실종 아동 사진을 우유팩 등에 인쇄해 알리는 캠페인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며, 파츠의 실종일인 5월 25일은 이후 '실종 아동의 날'로 지정됐다.
부모가 아이를 절대 혼자 두지 않는 등 아동 안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 분위기를 촉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사는 장기간 진전이 없다가 사건 발생 33년 만인 2012년 에르난데스가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에르난데스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유인해 지하실로 데려간 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후에도 추가로 범행을 인정했지만, 변호인 측은 초기 자백이 강압에 의한 허위 진술이라며 증거 능력을 문제 삼았다. 또 에르난데스의 정신 건강 상태와 인지 능력 등을 들어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시신 등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피고인의 자백만으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2015년 뉴욕주 첫 재판은 배심원단의 의견 불일치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2017년 재심에서 배심원단은 에르난데스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후 에르난데스 측은 재판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연방법원에 구제를 요청했다.
연방법원 1심에선 주법원의 손을 들어줬지만,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해 '배심원 지시가 적절하지 않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며 유죄 판결을 뒤집었다.
뉴욕주 검찰의 상고로 열린 이날 연방대법원 재판에서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연방 항소법원이 주법원 고유의 사법적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법적 한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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