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40도 넘나드는 폭염에 유럽 신음
프랑스, 역대 가장 더운 날 기록…약 40명 익사

(로마·파리·런던=연합뉴스) 민경락 송진원 김지연 특파원 = 유럽이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수도 로마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 가장 높은 등급의 폭염경보가 내려졌으며 프랑스에서는 에펠탑에 이어 루브르 박물관 등 주요 관광 명소가 단축 운영에 들어간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부는 이날 로마, 밀라노 등을 포함한 전국 15개 도시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폭염 적색경보는 가장 높은 단계의 경계경보로 더위가 어린이·노약자는 물론 건강한 성인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될 때 발령된다. 보건당국은 시민들에게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현지 안사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적색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볼로냐, 볼차노, 브레시아, 피렌체, 프로시노네, 밀라노, 페루자, 페스카라, 리에티, 로마, 토리노, 베로나, 베네치아, 비테르보, 안코나 등이다. 오는 24일에는 라티나에도 적색경보가 내려질 예정이어서 적색경보 발령 도시는 총 1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서는 최근 40도 안팎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열차 운행이 취소되고 학교 수업도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연이은 폭염에 지난 18일 이후 현재까지 약 40명이 익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부처 간 위기 대책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사망자들 대부분이 젊은이들이라고 전했다.
마리나 페라리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도 이날 아침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에서 "폭염 기간에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물놀이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르코르뉘 총리는 전 부처가 폭염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차관들에게 이번 주 출장을 자제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폭염에 대응해 프랑스 하원 의장은 의원들에게 국회 안팎에서 재킷과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했다.

주요 관광 명소도 폭염으로 인해 운영 시간을 단축한다.
에펠탑 운영사는 이날 오후 4시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에펠탑은 평소 0시 45분까지 운영한다.
루브르 박물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방문객들의 작품 관람 및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24일부터 27일까지 폐관 시간을 기존 오후 6시에서 오후 4시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유서 깊은 루브르 박물관이 "기후 변화에 충분히 대비되지 않았다"면서 "하루 중 늦은 시간대에 열이 가장 많이 축적되며, 이는 높은 관람객 밀도로 인해 더 심화한다"고 강조했다.
들라크루아 미술관도 24일부터 26일까지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파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몽생미셸은 적색경보 기간 방문을 연기해 달라고 관광객들에게 권고했다.
프랑스는 지난주부터 이어진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최고 기온 기록도 잇따라 경신되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194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23일이 "프랑스 역사상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전국 30개 거점 관측소의 주간 및 야간 기온 평균을 나타내는 전국 평균 기온 지표(주·야간 기온 평균)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29.8도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7월 25일과 2003년 8월5일(29.4도)에 기록된 기존 최고 기온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이날 프랑스 본토 96개 데파르트망(광역 자치권) 중 절반 이상인 54곳에는 폭염 적색경보가, 35곳에는 주황색 경보가 발령되며 인구의 90% 이상이 폭염 영향권에 들었다. 24일엔 전국 58곳에 적색경보가, 31곳에 주황색 경보가 발령됐다.
영국에서도 24∼25일 잉글랜드·웨일스 상당 부분 지역에 적색 경보가 발령되는 가운데 이번 주 휴교하는 학교는 최소 312곳이라고 BBC 방송이 전했다.
또한 영국 최대 철도기업인 그레이터 템스링크 레일웨이(GTR)는 24∼25일 고온으로 인한 기차 운행 속도 제한으로 열차편을 축소 운영한다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기차를 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이날 저녁 공연에 무료 선크림을 나눠주고 생수를 반값에 판매하기로 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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