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미술제 측 "국내 최초 반려견 동반 아트페어로 변모"
정부도 동반 문화 확산 추진…"제도적 장치도 병행돼야"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미술품 전시장에 반려견과 함께 들어갈 수 있다고요?"
지난 25일 개막한 '2026 화랑미술제 인(in) 수원'이 열린 경기 수원컨벤션센터. 수억 원을 호가하는 미술품이 전시된 행사장 입구에는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인 '펫모차'를 대여하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기자가 찾은 전시장 내부에서는 반려견과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관람객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28일 미술계에 따르면 작품 훼손과 관람객 안전 등을 이유로 반려동물 출입에 보수적이었던 문화예술 시설에도 '반려동물 동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화랑미술제는 '국내 최초의 반려견 동반 아트페어' 콘셉트로 기획됐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이에 반려견 동반 입장을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생 패드를 갖춘 '펫모차' 무료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여 시에는 반려동물 모바일 신분증인 '마중패스'를 발급받아 제시하면 된다. 동물등록번호와 예방접종 이력 등을 현장에서 확인해 인수공통감염병 예방 및 시설 이용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행사장 내에는 전문 작가가 반려견을 즉석에서 그려주는 '라이브 드로잉 포토부스'도 마련돼 호응을 얻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앞서 광주시립미술관도 지난달 19∼24일 '반려동물 동반 문화나들이 특별주간'을 운영하며 반려인 관람객에게 미술작품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 3월 1일부터 정부가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출입 제도'를 시행하면서 관련 문화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전국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은 2천192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동반 출입 규제 완화 조치가 시행된 첫 달인 지난 3월 6일(287곳)과 비교해 약 7.6배 늘어난 수치다.
이런 흐름에 따라 여가 플랫폼들도 동반 가능 사진관, 투어패스(패키지 여행권), 복합문화시설 입장권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전시를 즐기며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박람회도 생겨났다.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수원에서 열리는 '2026 케이펫페어 수원 시즌2'는 반려인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비교할 수 있는 장으로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이진홍 건국대 스마트동물보건융합전공 교수는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고급화로 '하이엔드' 소비 수요가 늘고 있다"며 "문화예술계 역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VIP 고객층의 요구를 반영해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속 가능한 공존 문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반려인의 성숙한 의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공간별로 출입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등 안전장치를 고도화해야 한다"며 "비반려인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펫모차 사용, 배변 처리, 기저귀 착용 등 기본적인 펫티켓을 철저히 준수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5∼2029)'에 따라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문화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관계 부처와 협력해 여가와 일상을 아우르는 체험형 캠페인과 문화 콘서트, 전시회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전 세대가 동물복지의 가치에 공감하고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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