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해양분쟁 '바탄제도'로 번지나…"대만 일부" 주장

입력 2026-07-13 22:25  

中-필리핀 해양분쟁 '바탄제도'로 번지나…"대만 일부" 주장
정부 싱크탱크 등 中학자들 '주권' 주장
日-필리핀 '남중국해 공조' 겨냥 분석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학계에서 필리핀 '바탄 제도'가 중국의 주권 범위에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필리핀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중국 산둥성 지난대학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달 30일 '일본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해양) 경계 획정이라는 배경 속에 바탄 제도의 주권 문제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바탄 제도는 대만 핑둥현에서 약 190㎞,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서 약 162㎞ 떨어져 있는 필리핀 관할의 섬들이다.
지난대학은 "심포지엄에 참석한 학자들은 지리·문화·역사·법률 등 다양한 각도에서 토론했다"며 "바탄 제도가 법률적으로 우리나라(중국) 대만섬에 속하고, 필리핀의 바탄 제도 통제는 역사·법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모두가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의 계기가 된 일본과 필리핀의 해상 경계 획정은 지난 5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중국해 배타적경제수역(EEZ)·대륙붕 협상을 가리킨다.
그간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마찰을 빚어온 일본과 필리핀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군사 정보 공유 등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역내 법적 확실성 향상을 명분으로 남중국해 해양 경계 협상 개시를 명시했는데, 중국은 대만 동부에 있는 이 해역의 EEZ와 대륙붕을 자국이 보유한다며 반발했다.
이후 중국은 정부 선박들을 잇따라 대만 주변 해역에 보내 해저 측량 등 관할권을 행사하는 한편, 관영 매체를 통해 대만 인근 해역을 중국의 '근해'로 관리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열린 중국의 학술회의에는 중국 내 여러 대학과 정부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지난대학은 "바탄 제도는 미국과 스페인의 '파리 조약' 할양 범위에 속하지 않고, 미국이 바탄 제도에 주권을 갖고 있었음을 나타내는 어떠한 법리적 근거도 없으므로 오늘날 필리핀의 영토 범위 안에 존재하지도 않는다"면서 "이에 근거해 학자들은 현재 일본과 필리핀의 해역 경계 획정에 주권·절차·실체 등 여러 법리적 결함이 있고, 실질적으로는 지정학을 위한 정치적 쇼라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부는 반발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9일(현지시간) 대변인 입장문에서 중국 학자들의 바탄 제도 주권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말에는 대응하지 않아야 하지만, 바탄 제도에 대한 필리핀의 주권은 확정된 것이고 토론의 여지가 없다"면서 "필리핀은 영토에 대한 수정주의적 주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이른바 학자라는 사람들에게 그 지역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선의의 연구에 에너지를 집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바탄 제도에 대한 '중국 주권론'에 힘을 실었다.
중국 인민일보 계열의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11일 지난대학의 심포지엄을 대서특필하면서 "바탄 제도는 중국 대만의 부속도서"라며 "일본과 필리핀의 경계 획정 배후에 있는 여러 악의를 경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관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중국이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을 두고 "이 판결이라는 것은 불법·무효고 구속력도 없지만, 필리핀이 곳곳에서 선전하고 일부 서방 국가가 지지하고 있어 우리는 어쩐지 다소 수세로 보인다"고 썼다.
이어 뉴탄친은 "그렇다면 주도적으로 공격에 나서도 괜찮다. 바탄 군도야말로 중요한 돌파구"라며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간다면 바탄 군도는 앞으로 분명히 필리핀의 것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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