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제하며 돈 받겠다는 트럼프…전쟁 재개 임박했나(종합)

입력 2026-07-14 04:09  

호르무즈 통제하며 돈 받겠다는 트럼프…전쟁 재개 임박했나(종합)

호르무즈 통제하며 돈 받겠다는 트럼프…전쟁 재개 임박했나(종합)
이란 호르무즈 폐쇄에 '20% 통행료' 맞불…해협 경색·혼란 가중 불가피
'국제수로 통행료 불가' 美 기존 입장 번복…'항행 자유' 원칙 정면 위배
종전 MOU 핵심 조건이던 해상봉쇄 해제도 파기…트럼프 대국민 연설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이란 해상봉쇄를 복원하고 미국이 상선에 사실상 통행세를 부과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세' 부과를 비난하던 미국이 도리어 국제수로에서 보장돼온 '항행의 자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맞춰 해제했던 대이란 해상봉쇄도 복원하며 긴장 고조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양측의 전쟁 재개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사태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이란 해상봉쇄를 되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선박이 이란 항구를 드나들 수 없도록 미군이 다시 막겠다는 것이다.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함께 종전 MOU의 핵심 조건이었다. 더 이상 종전 MOU에 구속되지 않고 이란을 강도 높게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추가 공지 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한다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12일 발표에 대한 맞불 성격이기도 하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를 골자로 한 종전 MOU가 사실상 붕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떴다. 미국을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지칭하면서 해협을 통행하는 선박에 대한 안전 제공을 명목으로 모든 선적 화물에 대해 20%의 비율로 비용을 받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통제하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대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을 위해 투입한 군사자산 비용 등을 보전하기 위해 돈을 받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어떻게 안전한 통항을 보장할 것인지, 20%의 요율이 어떻게 산정되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트루스소셜 발표 전에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를 보면 '부유한 동맹들에 비용을 부담시키겠다'는 의중을 읽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수호로) 큰돈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아주 부유하고 그들은 우리 편이다. 우리가 공짜로 그런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방어에 투입되는 비용을 타국에 전가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직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아버리자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던 것과 비슷한 논리다.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상선에 대한 이란의 통행료 부과를 맹비난하던 미국이 도리어 해협 안전보장을 내세워 비용 징수를 들고나오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경색이 가중되는 한편 국제사회의 혼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국제수역이라 어느 나라도 통행료나 요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주장하며 관리 명목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이란을 비난한 것이다.
그랬던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통행료나 다름없는 '20%'를 선언하면서 미국이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경색을 초래한 것도 모자라 해협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구나 '트럼프발(發) 호르무즈 통행료'가 실현될 경우 전략적 가치가 높은 해협을 끼고 있는 각국이 비슷한 방식으로 비용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오랫동안 지켜져 온 '항행의 자유' 규범에 미국이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염두에 둔 '통행료'가 정확히 어떤 식으로 산정되는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선적 화물의 20%를 부과한다고 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통행에 부과했던 요금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해상봉쇄 복원과 '20% 통행료' 부과 전부터 붕괴 위기에 내몰려 있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공격을 문제 삼아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이 중동의 미군 기지를 겨냥해 반격하는 일이 거듭되면서 종전 MOU의 수명이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우려가 나왔다. 무력 충돌이 계속되면서 양측의 협상 동력은 사실상 실종된 상태였다.
여기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발표까지 추가되면서 미국과 이란이 전쟁 재개의 목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란의 반응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란은 미국의 반복되는 공습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공격을 계속, 미국과의 최종합의를 통한 제재 해제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를 통한 경제적 이익 및 전략적 위상 확보로 기울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저녁 9시(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로 예고한 대국민 연설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쟁 재개 여부의 갈림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대이란 대응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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