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국가 방위 협력, EU 차원으로 확대
키이우 찾은 EU 수장 "우크라 드론 지식은 독보적"
"전세 바뀌는 중" 평가도

(브뤼셀·로마=연합뉴스) 현윤경 민경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와 드론 공동 생산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와 개별 국가 간에 이뤄지던 방위 협력이 EU 차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유럽 전문 매체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와 드론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국가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이번 협정은 우크라이나의 창의성과 유럽의 대규모 산업 역량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우리의 강점을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개별 국가들과 드론 공동 생산을 포함한 방위산업 협정을 체결해왔다. 이는 러시아와의 전쟁 과정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드론 기술을 앞세운 이른바 '드론 외교'로 평가받았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여러분의 드론 지식은 진정으로 독보적"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협정은 EU 전체 회원국들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합의라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EU의 900억 유로(약 153조원) 대출금 가운데 드론·미사일과 전투기 조달에 100억 유로(약 11조원)를 사용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드론 지원에는 10억 유로(약 1조7천억원)가 집행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키이우행은 지난 2월 하순에 이어 올 들어 두번째다. 그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드론 생산 확대 등 양측의 국방 협력 강화 방안과 방공망 강화 지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 등을 논의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키이우에 도착한 뒤 "우크라이나는 군사적으로 강력한 모멘텀을 구축했다. 전세가 바뀌고 있다"고 말하며 "EU 역시 900억 유로(약 81조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후방의 정유시설을 겨냥한 장거리 공격으로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대출 지원과 EU 가입 협상 개시를 완강히 가로막는 답답한 상황 속에 진행된 지난 2월 방문 때와는 달리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번 키이우행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제반 상황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전 총리가 실각하면서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900억 유로의 대출 지원금을 집행하기 시작했고, 멈춰 섰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한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국가로서의 권리를 수호하고 EU 가입을 향한 여정을 적극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제정된 '유럽 훈장'도 받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크로아티아, 몰도바, 루마니아 등의 정상이 참석하는 제5차 남동유럽 정상회의에도 자리를 함께해 우크라이나 지원과 역내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날 남동유럽 정상회의에는 친러 성향으로 평가받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도 참석했다.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세르비아는 대러 제재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은 지지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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