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법원 결정으로 튀르키예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외즈귀르 외젤(52)이 소속 정당을 떠나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내년 레제프 타이이프 튀르키예 대통령의 연임이 걸린 조기 선거가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야권 세력의 분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간 휘리예트 등 보도에 따르면 외젤 전 대표는 CHP 의원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절차에 따라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고 있다"며 "이 당은 압도적인 득표로 제1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젤 전 대표는 "내일 의원들과 함께 새 정당을 창당하며 첫걸음을 내딛겠다"며 여러 의원들의 동반 탈당 방침을 전했다.
다만 "우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이 당을 만들었고, 이 당이 그의 유산임을 잘 알고 있다"며 "당의 이름과 로고는 바뀔 수 있지만 단결은 깨뜨릴 수 없다"며 신당으로 적을 옮기더라도 CHP와 연대할 뜻을 내비쳤다.
또 "우리는 '6개의 화살'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튀르키예 국민이 국부로 여기는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가 세운 공화주의, 세속주의, 민족주의, 인민주의, 국가주의, 개혁주의 등 6대 건국 이념 '케말리즘'을 가리킨다.
하베르7 방송은 이날 외젤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선거 무효 결정에서 비롯된 CHP 내 혼란에 당이 분열 직전까지 몰렸다"고 해설했다. 외젤 전 대표가 이끌 새 정당의 이름은 '새로운당'이 될 전망이다.
외젤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결정은 지난 5월 앙카라 법원이 그를 당대표 자격을 박탈한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외젤 전 대표를 선출한 2023년 11월 CHP 전당대회에 제기된 유권자 매수 의혹을 이유로 3년간 이어져온 그의 당대표직을 박탈했고, 전임자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를 당대표로 다시 세웠다.
튀르키예 안팎에서는 이 결정으로 CHP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3월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력한 대권 라이벌로 꼽히던 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당시 이스탄불시장이 테러와 비리 혐의로 전격 체포되자 외젤 전 대표는 이마모을루 전 시장을 겨눈 정권의 표적수사 의혹을 주장하며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조직하는 등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왔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현 대표는 2023년 5월 치러진 대선 때 CHP 후보로 나섰으나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패배한 전력이 있는 등 정치적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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