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관세에 96년 전 관세법 첫 적용…CNN "무역파트너에 '다음은 그쪽' 메시지"
USMCA 무관세 혜택받던 캐나다 제품도 관세 부과…기존 무역합의 무력화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1930년 제정된 법률을 동원해 캐나다에 50% 추가 관세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같은 방식으로 다른 나라를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CNN방송은 21일(현지시간) '캐나다에 대한 트럼프의 50% 관세는 나머지 국가에 대한 경고'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이번 관세 조치가 미국의 다른 무역 파트너들에게 '그쪽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對)캐나다 관세 예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제정된 지 근 100년이 된 법을 근거로 삼은 대목이다.
1930년 제정된 관세법 338조는 미국 상품을 차별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최고 50%의 관세를 외국에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 조항이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동원된 적은 없다.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토대로 한 상호관세 부과가 연방대법원에서 가로막힌 뒤 트럼프 행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만 이 법을 적용해 관세를 부과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미 싱크탱크 카토 연구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에 이 법을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경제전망 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는 1930년 관세법이 향후 다른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지 시험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형 로펌 폴리앤라드너의 그레그 휴시시언 변호사는 CNN에 "다른 나라들은 이런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번 관세 부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외교 정책상의 목표 달성을 위해 관세 위협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대한 50% 관세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던 품목에도 적용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USMCA의 현행 갱신을 거부하고 최장 10년간 매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관세를 두고서도 후속 협상에서 최대한 미국에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조치로 USMCA 아래 면세 품목들이 대거 관세 대상이 된 셈이다. CNN은 "다른 나라들에는 (미국과의) 기존 무역 합의가 이렇게 쉽게 무시될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상호관세를 위법 판결하자 무역법 122조에 따라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글로벌 관세 기한이 24일 만료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근거로 이를 대체할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구조적 과잉생산'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이라는 두 가지 분야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 중 '강제노동 관세'가 금주 중 확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가 미국 내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이란전쟁으로 기름값과 생필품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추가적 물가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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