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드론, 우크라 화물기 날개 때려…참사 날 뻔"(종합)

입력 2026-08-11 00:21  

"폭발물 드론, 우크라 화물기 날개 때려…참사 날 뻔"(종합)
2년전 항공소포 화재 사건과 DNA 일치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폭발물을 실은 채 독일 공항에서 발견된 드론이 우크라이나 화물기 날개를 때려 대형 화재가 발생할 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주간지 차이트는 라이프치히-할레 공항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분석한 결과 드론이 지난 4일 오후 7시30분께(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안토노프항공 화물기의 날개를 향해 직진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대부분 항공기는 날개 부분에 연료를 싣는다. 문제의 드론은 날개에 부딪힌 뒤 지상에 떨어졌다. 폭발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 독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드론은 1988년 미국 팬암기 폭파사건 등 항공기 공중테러에 쓰인 가소성 폭약 셈텍스(semtex)를 탑재하고 있었다.
차이트는 비행 궤적 등을 볼 때 드론이 명백하게 항공기를 손상시키려는 의도로 항공기에 접근했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아슬아슬하게 대참사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이 드론은 날개 4개에 전자레인지 정도 크기로 알려졌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델도 아니고 특수 제작돼 레이더 장비에 탐지되기 어려웠다고 차이트는 전했다.
서방은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잇따른 드론 출몰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도 러시아를 배후로 의심하는 분위기다.
독일 당국은 테러 사건을 전담하는 연방검찰에 수사를 맡겼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은 배후를 지목하지 않은 채 '외부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를 5년째 전폭 지원하는 독일에서는 전쟁 지원물자가 모이는 공항이 러시아 측의 공격 표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독일항공관제공사에 따르면 15개 국제공항에서 올해 상반기 166건의 비행물체가 신고됐다. 이 가운데 안토노프항공이 전쟁 이후 사실상 거점으로 쓰고 있는 동부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이 18건이었다.
이번 사건에 러시아 측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가리키는 간접 증거도 발견됐다.
당국이 드론에 남은 DNA를 분석한 결과 2024년 7월 라이프치히 DHL 항공소포 화재 사건 때 채취한 DNA 정보 중 하나와 일치했다고 독일 매체들은 전했다.
당시 라이프치히와 영국 버밍엄, 폴란드 바르샤바의 물류센터에서 소포에 불이 나는 사건이 잇따랐다. 소포에는 마그네슘을 이용한 발화장치가 장착돼 있었다. 유럽 수사당국은 러시아군 총정찰국(GRU)이 민간인 요원을 고용해 이들 사건을 꾸민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소포는 리투아니아에서 유럽 각지로 발송됐다. 리투아니아 검찰은 지난 3월 자국민과 러시아 국적자 각각 1명, 우크라이나 국적자 2명 등 모두 5명을 기소했다. 유럽연합(EU) 형사사법 협력기구 유로저스트는 이 사건과 관련해 모두 22명이 러시아 측 지시를 받았다고 보고 일부 용의자를 수배했다.
독일 정부는 폭발물 드론마저 출몰하자 파괴 공작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출범한 군경 합동드론방어센터(GDAZ) 인력을 150명에서 300명으로, 작전 거점을 4곳에서 8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번 드론 사건에 대해 "조작된 도발"이라며 "독일의 새로운 반러시아 히스테리를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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