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BMI 정상 범위여도 복부 지방 많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더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체중과 키를 이용해 산출하는 체질량지수(BMI)에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둘레비를 함께 고려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시카론 심혈관질환 예방센터 마이클 J. 블라하 박사팀은 12일 미국심장학회지(JACC)에서 26만여명을 평균 2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BMI에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둘레비를 함께 고려하면 향후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제이나 A.다르다리 박사는 "이 연구는 BMI가 정상 또는 과체중 범위인 사람도 복부 지방 축적 여부를 확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BMI에만 의존하면 다양한 심혈관 위험을 잘못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BMI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과체중이나 비만을 판단할 때 널리 사용되며, 과체중과 비만은 심장질환의 흔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그러나 BMI만으로는 체지방이 몸의 어느 부위에 얼마나 분포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체중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복부 지방의 위험을 확인하려면 지방 분포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허리둘레 또는 허리-엉덩이둘레비 자료가 있고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 등 9개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26만 명 이상의 자료를 이용해 평균 20년간 추적하면서 BMI와 허리둘레·허리-엉덩이둘레비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을 분석했다.
평가 항목은 첫 번째 치명적·비치명적 심근경색,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 심부전, 심방세동, 전체 관상동맥질환, 전체 심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사망, 심혈관질환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이었다.
분석 결과 BMI 상 정상 체중으로 분류된 사람 중에서도 5%는 허리둘레가 높았고 18%는 허리-엉덩이둘레비가 높았다. 과체중인 사람에게서는 각각 39%와 40%가 높은 허리둘레 또는 허리-엉덩이둘레비를 보였다.
정상 체중 또는 과체중이면서 허리둘레나 허리-엉덩이둘레비가 높은 사람은 연구에서 평가한 9개 항목 대부분에서 위험이 15~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BMI 상 비만이면서 허리둘레가 낮은 사람은 정상 체중이면서 허리둘레가 낮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을 제외한 평가 항목에서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오히려 유의하게 낮았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BMI가 개인의 체중 상태를 나타내는 데는 유용하지만 체지방의 분포까지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특히 복부에 축적되는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을 모두 포함하는 '중심부 지방 축적'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장지방은 복부 안쪽 내부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으로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피하지방은 이런 질환과의 관련성이 내장지방만큼 강하지 않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어 이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BMI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BMI만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BMI에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둘레비를 추가해 중심부 지방 분포를 함께 고려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블라하 박사는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둘레비를 함께 보면 기존 BMI 기준으로 평가한 심혈관질환 위험을 다시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차 예방을 위한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 때 BMI 전체 범위에 걸쳐 중심부 지방 분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Michael J. Blaha et al., 'Risk Reclassification Beyond BMI by Waist Circumference and Waist-to-Hip Ratio Across Nine Cardiovascular Outcomes: Results from the Cross-Cohort Collaboration', http://dx.doi.org/10.1016/j.jacc.2026.0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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