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비시민권자 유권자 등록' 주장 뒤 주정부 명부 관리 강화"
법무부, 유권자 명부의 비시민권자 방치시 선거책임자 형사처벌 경고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정선거 가능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미국 각 주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주 선거관리 당국들이 사소한 실수조차도 중간선거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유권자 명부 관리 강화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선거는 주로 주 정부가 주관하며, 연방정부는 전통적으로 정보와 사이버 보안 경고를 공유하는 등 지원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협력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연방 기관들을 동원해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전체 유권자 명부 제출을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또 행정부는 대규모 유권자 신원 확인 시스템 구축을 지시했으나, 이 시스템은 부정확성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법정 공방에 휘말린 상태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2020년 미 대선에 중국이 광범위하게 개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시민권이 없는 27만8천명이 유권자로 등록돼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설 다음 날 국토안보부(DHS)는 비시민권자가 유권자 명부에 포함돼 있는 주로 뉴저지,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등 4개 주를 지목했다.
해당 주들은 국토안보부가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나 증거, 세부사항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전체 유권자 명부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면 국토안보부가 비시민권자의 유권자 등록 현황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뉴저지주의 경우, 국토안보부 발표 뒤 2023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뉴저지 유권자 명부에 6천600명의 비시민권자가 추가됐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이는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연방 당국이 주 정부의 유권자 명부 중 공개된 부분을 검토한 뒤 이를 자체 시스템에 등록된 불법체류자 정보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비시민권자의 유권자 등록 여부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주 정부들은 선거 관리 부실의 빌미를 제공할 경우 선거 결과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상당수 선거 관리 당국자들은 매일 유권자 명부를 점검하며 사망 또는 이사했거나 투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명단에서 제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네바다주의 민주당 소속 선거 관리 당국자인 프란시스코 아길라르는 "마치 이종격투기(UFC)에서 목조르기 기술을 당하는 기분"이라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완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주의 선거 담당 당국자인 민주당 소속 스티브 사이먼은 "올해 우리가 대비할 새로운 위험 요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연방정부가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어떤 식으로든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50개 주 전역 선거 담당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비시민권자가 유권자 명부에 남아 있는 것을 고의로 방치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원은 유권자 명부에 있는 사소한 오류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데 이용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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