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사드 몰락 후 시리아 영향력 회복 나서나

입력 2026-08-11 23:55  

러시아, 아사드 몰락 후 시리아 영향력 회복 나서나
시리아 내 문화원 재개…군사기지는 공동훈련센터로 전환
러시아 군사 이익·시리아 재건 지원 필요성 맞물린 듯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축출된 이후 존재감이 축소됐던 러시아가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해외 문화교류 기관인 러시아협력청의 알렉세이 클레셰프 부청장이 지난 9∼10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시리아 정부 관계자들과 러시아문화원 운영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협력청은 "이번 만남을 통해 시리아 내 교육, 문화, 과학 분야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며 러시아문화원 운영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학 간 교류,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수학, 공학, 기술 등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과 러시아 강좌 등의 재개, 러시아의 무상 고등교육 제공 등이 논의됐다고 한다.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9일 이뤄진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 2곳의 용도 전환 합의와 관련해 이틀 만에 입장을 내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기지 운영과 관련한 러시아와 시리아의 양해각서(MOU) 체결이 양국 군사협력을 더욱 증진하는 중요한 단계로 본다"고 언급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향후 3개월 내로 시리아 북서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러시아군의 흐메이밈 공군기지와 타르투스 해군기지를 공동 훈련센터로 전환하고, 상업용 부지 통제권이 시리아 행정부로 넘어가는 것에 합의했다.
이들 기지는 옛 소련 지역 외 국가에 있는 단 2곳의 러시아 군사기지로 러시아의 중동 내 영향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시리아 새 정부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되던 사안이었다.
2024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축출되고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임시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리아는 러시아, 이란, 북한 등 기존 동맹보다는 미국 등 서방과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HTS 수장 출신인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작년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대면하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루슬란 트라드는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해 채권과 재건 계약, 석유와 곡물을 지원할 수 있는 물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알샤라에 대한 테러리스트 지정 해제에 반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 자리 등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과거 알샤라 대통령이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받던 알아사드와 싸웠지만, 본인이 정권을 잡은 지금은 마냥 등을 돌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 러시아 입장에서는 아프리카와 동부 지중해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흐메이밈·타르투스 기지를 지키는 대가로 시리아에 경제 협력 등을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트라드는 해설했다.
러시아로 망명한 알아사드를 푸틴 대통령이 향후 어떻게 다룰지도 양국 관계와 맞물려 주목할 부분이다. 일부 외신은 알아사드가 러시아로 망명한 뒤 모스크바주(州)의 고급 주거단지인 루블료프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시리아 법원은 아사드를 비롯해 해외로 도피한 옛 정권 관계자 7명의 궐석재판에서 학살, 고문 등 반인도 범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SANA가 보도했다.
작년 10월 알샤라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날 때 알아사드의 신병 인도를 요청할 방침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만큼 향후 이 사안이 양국 사이에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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