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IB 한파'에도 증권사 성적은 갈렸다…PF·구조화금융 희비

입력 2026-08-14 09:46  

같은 'IB 한파'에도 증권사 성적은 갈렸다…PF·구조화금융 희비

같은 'IB 한파'에도 증권사 성적은 갈렸다…PF·구조화금융 희비
구조화금융·PF가 전통 IB 공백 메워…한투·미래, IMA·발행어음 조달기반 강점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상반기 '불장'과 거래대금 증가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린 곳은 기업금융(IB)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과 중복상장 규제 등으로 전통 IB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 금융 등으로 수익원을 넓힌 증권사들은 IB 수익을 방어하거나 오히려 성장시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은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IB 사업을 전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성장세를 보였다.
증권사 IB는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등 기업금융을 주관하거나 인수·합병(M&A) 등을 주선하고 수수료 등을 받는 사업이다. 딜(거래) 자체가 줄어들면 증권사가 수수료를 벌 기회도 함께 감소하는 구조다.
상반기 IB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작년 말부터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회사채 발행과 인수금융 등 자금 조달 수요가 위축된 데다 중복상장 규제 등으로 대형 기업공개(IPO) 일정도 잇따라 미뤄졌다. 회사채 발행에 기준 역할을 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년 새 2.4%대에서 3.781%로 1.4%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ECM, DCM 인수·주선 수수료에 의존하기보다 부동산·주거 개발사업이나 기업 유동화 등 자금조달 구조를 주선해 PF와 구조화 금융 등으로 수익 기반을 다변화했는지가 IB 실적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상반기 1천290억원의 IB·PF 수익을 냈다. 1년 전 741억원보다 74% 급증한 수준이다. IPO 등 인수주선료는 30% 넘게 줄었지만, PF 우량 딜을 주관하면서 2분기 금융자문료와 지급보증료가 각각 342%, 29% 늘어난 영향이다.
삼성증권[016360]도 2분기 인수·자문수수료 가운데 구조화 금융에서만 794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IPO 시장 부진을 메웠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0.5% 늘어난 규모다.
키움증권[039490] 역시 전통 IB의 빈자리를 구조화금융과 PF가 채웠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IB 수수료로 1천366억원을 거둬 지난해(1천353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에는 대형 PF 딜 등에 힘입어 구조화 금융·PF 수수료가 65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IB 수수료 833억원의 약 80%를 차지했다.
부동산 PF의 경우 착공과 분양이 진행돼 사업 위험이 낮아지면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더 낮은 비용의 자금으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차환) 수요가 생긴다. 증권사는 이 과정에서 자금 조달 구조를 설계하거나 대출 보증을 주선하고 자문·주선수수료, 보증료 등을 받는다.
특히 2023년 전후 부실 PF 우려로 증권사들이 관련 사업을 축소 또는 통폐합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사업성이 확인된 우량 사업장과 차환을 중심으로 PF가 다시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통한 조달 기반이 IB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IB 순영업수익이 4천89억원으로 지난해 3천96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IB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1분기 IB 실적이 크게 위축됐던 미래에셋증권도 2분기 들어 반등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의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42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5% 증가했다. 회사 측은 "전반적인 자본시장 딜 부재에도 인수주선과 PF·자문 부문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13조원, 발행어음 잔액은 약 22조5천억원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조달할 수 있어 현재 약 4조원가량의 추가 발행 여력이 있는 셈이다.
여기에 IMA 설정액도 약 3조원에 달한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등에 투입하면 이른바 '북(Book)'의 규모가 커져 대형 딜이 있을 때 자기자본만으로 사업하는 증권사보다 실제 인수 물량을 떠안을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훨씬 커진다.
반면 전통 IB의 위축을 다른 사업으로 충분히 상쇄하지 못한 증권사들은 실적 감소 폭이 컸다. KB증권의 상반기 IB 영업수익은 지난해 2천553억원에서 올해 1천318억원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NH투자증권[005940]의 IB 수수료 수익도 2천55억원, 신한투자증권 734억원으로 각각 13.6%, 21.2%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높은 금리 수준과 IB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증권사 한 IB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 주식 관련 수익이 IB 부진을 상쇄했지만, 하반기에는 증시와 IB 시장이 동시에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영역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딜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hihell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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