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분석서 침해 우려 클수록 이동 가능성 높게 나타나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지난해 발생한 이동통신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평소 온라인 프라이버시 침해를 걱정하던 사람일수록 실제로 기존 통신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6일 학술지 '전자통신동향분석'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 '이동통신 가입자의 통신사 이동 동향 및 영향 요인 분석'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한국미디어패널조사'를 바탕으로 7천120명의 분석 표본 대상 중 통신사를 바꿨는지 여부와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중 2천516명, 약 35.34%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통신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평소 온라인에서 개인정보 유출이나 도용을 걱정하는 정도가 큰 사람일수록 실제 통신사를 옮긴 비율이 높았다.
온라인상 개인정보 도용, 과도한 정보 요구 등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일수록 기존 통신사를 떠날 가능성이 컸다는 뜻이다.
반면 인터넷·IPTV 등을 통신 서비스와 함께 묶어서 이용하는 '결합상품' 가입자는 통신사를 옮길 가능성이 오히려 낮았다.
결합상품을 해지하고 옮기려면 인터넷·방송 서비스까지 함께 옮겨야 하고, 그동안 받던 요금 할인 혜택에 대한 위약금까지 물어야 해서 옮기기가 더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통화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 가입자도 통신사를 옮긴 비율이 높았던 반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 여부는 통신사 이동과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학력이 낮을수록 통신사를 옮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별과 소득은 통신사를 옮기는 것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없었던 2024년 자료로도 똑같은 방식의 분석을 해봤는데, 이때는 나이와 음성 무제한 요금제 가입 여부만 통신사 이동과 관련이 있었을 뿐,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걱정 정도는 통신사를 옮기는 것과 별다른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전과는 달리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이용자의 인식이 증대됐고, 통신사업자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이용자의 통신사 선택에 있어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입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해 재발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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