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도 "이스라엘 테러범" 규탄…프랑스는 체포 촉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자택을 포위하고 있는 무장 정착민들을 공개적으로 규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백악관 관리들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대인 정착민들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규탄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익명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표적이 된 주택 중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집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항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 남쪽 쿠스라 마을에서는 지난 8일부터 극단적인 정착촌 운동가들이 팔레스타인 주민 가옥 두 채의 출입구를 가로막고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집 문 앞에 임시 구조물과 텐트를 치고, 사실상 주민들을 감금했다.
봉쇄된 집 안에는 두살배기 어린아이를 포함한 일가족이 갇혀 있으며, 식량과 약품 공급이 끊긴 채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곳에 갇혀 있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들은 다른 가옥으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사태 수습을 위해 현장에 병력을 투입했지만, 정착촌 운동가들은 군인들이 돌아간 뒤 또다시 마을을 봉쇄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일부 병사들은 정착촌 운동가들을 방관하는 것은 물론, 그들과 함께 현장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영상에 찍혀 논란을 불렀다.
시민단체 등이 갇혀 있는 주민들을 위해 음식, 생수, 통조림 등의 구호품을 마을로 가져왔으나, 군 당국이 '군사 통제 구역'이라는 이유로 이를 직접 전달하는 것을 막았다.
포위된 주택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여성 아이샤 하산은 "우리는 매우 두렵다"면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착민들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은 정착촌 운동가들이 쿠스라와 인근 잘루드 외곽의 부동산을 강탈해, 이 지역을 남쪽의 정착민 전초기지(불법 정착촌) 및 서쪽의 대형 정착촌과 하나로 연결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행동은 미국의 공개적인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력히 지지해 온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정착민들을 "이스라엘 테러리스트"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 프랑스 외무부가 정착촌 운동가들의 팔레스타인 주민 감금을 비판하고 체포를 촉구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극단적 정착촌 운동가들의 악행이 계속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물론 이스라엘 정부에서도 아직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총선을 의식한 듯 현재 이스라엘군에 부여된 서안의 치안 유지권을 경찰로 공식 이관하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안의 치안 유지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것은 사실상의 서안 병합 수순으로 네타냐후 주도의 우파 연정에서 심심찮게 터져 나왔던 주장이다.
이스라엘 정착촌 감시 단체인 피스 나우에 따르면 서안에는 약 3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과 50만 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하고 있다. 서안 내에는 약 146개의 정착촌과 390개의 소규모 전초기지가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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