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전쟁 전 병력 일부 대피시켜, 전후에도 조치 일부 유지할 수도"
파손된 기지 원상복구 여부도 검토…일부 병력 서쪽 재배치도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이란전이 끝난 뒤 페르시아만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의 미군 주둔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미 당국자 등 사안을 아는 8명을 인용해 국방부가 이란전 이후의 중동 내 미군 주둔 태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심 검토 사항 중 하나는 수개월간 이어진 이란의 공격으로 대규모 미군 기지가 타격을 입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병력을 일부 철수할지 여부다.
이번 검토 작업은 국방부 정책실이 주도하고 있으며 합동참모본부와 중부사령부도 관련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아직 중동 지역 미군 태세에 대한 공식 검토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분석이 향후 관련 결정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는 평시에 요르단에서 오만에 이르는 20여개 거점에 약 4만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특히 미군의 중동 내 가장 크고 상시적인 기지 상당수가 페르시아만에 집중돼 있다. 페르시아만 연안국인 바레인에는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가 있고, 쿠웨이트 같은 나라에는 육·공군 자산이 배치돼있다.
미군은 올해 초부터 중동 내 미군을 방어하고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전함, 전투기, 방공 자산 등을 이 지역에 대거 증파했다.
그러나 이란전 과정에서 페르시아만에 집중된 미군 주둔 태세의 취약성도 드러났다.
중부사령부는 지난 2월 전쟁 시작 전부터 이 지역의 상당수 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지나치게 취약하다고 판단해 기지 내 병력을 대피시켰다.
이런 조치 가운데 일부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유지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병력 재배치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이란은 우리가 기존의 전통적인 주둔지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곳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전 과정에서 200곳 이상의 미군 시설이 파손 또는 파괴됐다고 WP는 앞서 보도한 바 있다. 미군은 자국 병력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1천발 이상의 방공 요격 미사일을 소모하면서 무기 비축량 고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국방부 안에서는 공격에 노출된 기존 기지를 이전과 같은 규모로 재건할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브래들리 쿠퍼 중부사령관은 페르시아만의 미군 병력을 보다 서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미국의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수십 년간 안보를 미군에 크게 의존해온 만큼, 실제 미군 감축이 이뤄질 경우 이란에 대한 역내 억지력 약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한 논의가 미국의 안보 역량을 어디에 집중할지를 두고 행정부 내 노선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전통적인 해외 군사 개입을 지지하는 쪽과, 미국 본토 방어와 중국 등 전략적 경쟁국에 대한 억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쪽이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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