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연내 회담' 확언한 트럼프…북미 줄다리기 시동거나

입력 2026-08-20 03:30  

'김정은과 연내 회담' 확언한 트럼프…북미 줄다리기 시동거나

'김정은과 연내 회담' 확언한 트럼프…북미 줄다리기 시동거나
김여정 입장 발표 뒤 '신속 대화 의지' 공개 발신…11월 中 APEC 계기 유력
北은 표면적 '냉담 입장'으로 대화 성사 기준 높이며 주도권 확보 시도 가능성
트럼프 '美유권자용' 단기 성과 집중 가능성…한미 당국 간 긴밀한 조율 중요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연내 회담을 확언하면서 신속한 북미대화 재개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에 대한 첫 입장을 내놨다. 표면적으로는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대화 재개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여 향배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문답하다가 '김 위원장과 연내에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의 연내 회담을 확언함으로써 북미대화를 신속하게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와 맞물려 주목된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할 수 있도록 참모진을 재촉하고 있으며 다음 아시아 방문 때 김 위원장과 대면 회담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이 유력한 계기로 지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구체적인 시점이나 계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연내에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확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볼 때 당분간 대북 외교에 상당한 방점을 두고 외교정책을 운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면서 여지를 남기는 듯한 입장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답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입장을 낸 후 2시간 정도 뒤에 이뤄졌다.
김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했다.
취재진 질문 중에 김 부장의 입장에 대한 반응이 포함되지는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장의 입장을 보고 받은 상태에서 관련 질문에 입장을 내놓았을 공산이 크다. 표면적으로 부정적인 북한의 입장을 감안한 상태에서 조만간 북미대화를 재개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공개 발신한 셈이다.



김 부장의 입장을 놓고서는 북미대화 재개의 조건을 높이며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라는 '당근'을 던진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시험해보는 동시에 '정상회담 결렬'이라는 파국으로 끝난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났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회담은 결렬로 끝났고 이후 양국의 대화 동력은 사실상 실종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1기 행정부 시절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의 핵개발을 맹공하다가 2018년 북한의 전격적인 입장 선회를 거쳐 정상 간 담판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이라는 점은 예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북미 지도자 간 관계가 훌륭하다면서 대화 재개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았다. 미국 쪽에서 지속적으로 유화적 태세를 유지한다면 입장 변경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일단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비해 북한의 '체급'이 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한 러시아와의 관계 격상 및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든든한 '뒷배'를 갖춘 상황이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가 논의의 핵심이던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과 달리 북한은 이제는 비핵화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얘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국제사회 제재의 고삐가 느슨해진 것도 북한의 '위상 변화'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대화 재개를 통해 외교적 성과를 얻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까지 벌여 이란 비핵화를 시도했으나 해결이 여전히 요원한 상황에서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미국의 긴장을 해소해 '피스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부각한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라는 원칙을 견지하고는 있지만 예측이 쉽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김 위원장과의 담판이 성사되면 비핵화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선언 같은 '미국 유권자용' 성과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대화 재개 추진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한미 간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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