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촌 건설되면 '두 국가 해법'에 큰 타격 가능성
영·프·독·이 "즉각 취소하고 정착촌 확장 끝내라"

(서울·런던=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김지연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서안 내 E1 지구의 정착촌 건설을 노린 시공사 입찰을 '기습' 개시했다고 BBC방송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1 지구는 동예루살렘과 서안의 대형 유대인 정착촌인 마알레 아두밈 사이에 낀 12㎢ 넓이의 땅이다.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이 건설되면 동예루살렘은 서안 북부와 물리적으로 차단돼 서안이 사실상 '두 동강'나 동예루살렘이 고립된다.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대체로 용인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사안의 민감성과 폭발력 탓에 이스라엘은 E1 지구의 정착촌 건설을 미뤄오다 지난해부터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을 무릅쓰고 이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8월 3천401가구 규모의 E1 정착촌 건설을 승인하고 12월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으나 시민단체들의 소송과 국제사회의 압박에 이를 세차례 유보하다 이날 1천234가구에 대한 입찰을 전격 개시했다.
입찰 마감일은 10월19일로 이스라엘 총선을 8일 앞둔 시점이다.
BBC는 이에 대해 "현 정부가 (총선 전)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하면 차기 정부가 이를 취소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1 정착촌 건설을 반대하며 소송을 낸 시민단체 피스나우는 "이 건설 계획이 일부만 실행되더라도 서안은 남북으로 갈리고 동예루살렘이 고립된다"며 "분쟁 종식과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평화 협정의 가능성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입찰 공고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영국은 이스라엘의 이같은 움직임을 "용납할 수 없고 파괴적인 행위"라고 비판하고,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대리를 초치해 '이런 움직임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이스라엘 정부가 E1 계획을 즉각적으로 중단해야만 하며 입찰을 취소하고 모든 정착촌 확장을 멈춰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며 대응 조처를 몇 주 안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공동 성명을 내 이스라엘에 "이번 계획을 즉시 취소하고 서안 정착촌 확장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이들 4개국은 "서안에서 민간인에 대한 정착민 폭력이 전례없는 수준이고 팔레스타인 경제가 심각한 제약을 받는 심각한 불안정의 시기에 이같은 결정은 훨씬 더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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