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드리언 브로디·숀 펜 출연…촬영지서 두번째 용의자 체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 공작원들의 러시아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 폭파 사건이 할리우드 영화로 나올 전망이다. 최근 용의자 1명이 촬영 장소 인근에서 체포되면서 그가 제작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벨트 등에 따르면 노르트스트림 폭파에 투입된 우크라이나 공작원들을 그린 영화 '스네이크 아일랜드'가 크로아티아에서 촬영 중이다. 스네이크 아일랜드(우크라이나명 즈미이니섬)는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가 러시아의 전면 침공 첫날인 2022년 2월 24일 결사 항전했다는 흑해의 섬 이름이다.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지휘관 역할을 맡고 미국 배우 겸 감독 숀 펜도 출연한다. '본 아이덴티티'를 연출한 더그 라이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주에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시내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전투 장면을 촬영했다.
공교롭게도 실제 공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우크라이나 국적자 볼로디미르 주라울레우가 전날 오전 크로아티아 해안 도시 풀라에서 현지 당국에 체포됐다. 제작진은 내달 초 풀라로 이동해 크로아티아 촬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독일 매체들은 이를 근거로 주라울레우가 자문 등 형식으로 영화 제작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주라울레우는 사건 이후 주로 폴란드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라울레우는 지난해 폴란드에서도 체포됐다가 석방된 바 있다. 그는 송환 재판에서 노르트스트림이 러시아와 전쟁 중 합법적 군사목표물이었다고 주장했다. 폴란드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사건을 수사 중인 독일 연방검찰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기각했다.
용의자 7명 가운데 독일 법원에 기소된 유일한 피고인 세르히 쿠즈네초우도 투철한 애국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에서 휴가 중 붙잡힌 그는 자신이 '전쟁포로'라며 감옥에서 단식 투쟁을 했다. 법원에 출석하면서 손가락으로 우크라이나 국가 상징 삼지창을 그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 서부에서 독일 북부로 연결된 길이 약 1천230㎞짜리 가스관이다. 2022년 9월 발트해 보른홀름섬 근처 해저에서 노르트스트림 1·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폭파됐다.
공작원들의 폭파 준비 과정과 이동 경로 등 사실관계는 검찰 수사로 대부분 밝혀졌다. 이 때문에 공작을 지시한 윗선이 재판에서 규명될지가 관심사다. 서방 언론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인 발레리 잘루즈니 당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현 영국 주재 대사)이 작전을 지휘했다고 여러 차례 보도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