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에너지난 겪는 러시아에 '구원투수'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이 에너지난을 겪는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수입해 이를 정유한 뒤 정유제품의 70%를 러시아에 수출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자국 정유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는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이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모양새다.
28일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예를란 악켄제노프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이 최근 브리핑에서 자국 서부 서카자흐스탄주 악사이에 있는 소형 정유공장인 콘덴사트가 러시아 원유를 사들여 정유한 뒤 휘발유 및 경유 제품의 70%가량을 러시아에 수출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악켄제노프 장관은 이어 러시아와 맺고 있는 조약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콘덴사트 정유공장은 나머지 정유제품 30%가량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성국 이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옛 소련 구성국 경제공동체인 EAEU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그는 콘덴사트 공장에 이번 역할을 맡긴 데에는 이 공장이 러시아 국경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콘덴사트 공장은 러시아와 송유관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아 철로를 통해 러시아 원유를 들여오고, 생산한 정유제품 역시 철로를 거쳐 러시아에 보내야 한다.
악켄제노프 장관은 또 콘덴사트 소유주는 서방측 제재 대상이 아닌 데다 콘덴사트가 향후 제재받을 위험도 없다고 본다면서 콘덴사트는 이로써 투자를 유치할 수 있고 일자리도 지킬 수 있게 돼 그간 내부적으로 겪어온 재정난 해결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덴사트는 1992년 설립돼 인근 대형유전인 카라차나크에서 생산된 가스 콘덴세이트를 가공했으나 카라차나크 유전 측이 자체 정유시설을 마련한 이후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카자흐스탄 측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유 능력이 급감한 러시아가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러시아는 수요 절정기에 필요한 휘발유의 약 3분의 1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도와 모로코 등으로부터도 휘발유 수입을 시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이 제3국을 통해 러시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행위에 더 많은 제한을 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고 TCA는 짚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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