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버티파이낸셜, 스테이블코인 발행 은행 설립 조건부 예비승인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이 설립을 추진 중인 암호화폐 은행의 지주회사 'WLTC 홀딩스'에서 49% 지분을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동생인 아부다비 왕실 유력자 측이 확보해 단일 최대 주주가 됐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인사는 '셰이크 타흐눈 빈 자예드 알나하얀'이라는 인물이다. UAE의 구성국 중 하나인 아부다비의 부(副)통치자이며 UAE의 국가안보보좌관이다.
그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에 투자하는 아부다비의 투자사 MGX와 AI·클라우드컴퓨팅 기업 G42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그는 아부다비 통치자 겸 UAE 대통령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하얀의 동생이기도 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은 2024년 9월에 재커리 포크먼, 체이스 헤로, 앨릭스 윗코프, 잭 윗코프 등과 함께 암호화폐 사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을 설립했다.
올해 1월 말에 나온 WSJ 보도에 따르면 타흐눈 측은 '아리얌 인베스트먼트 1'이라는 이름의 투자법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식 나흘 전인 2025년 1월 16일에 WLFI 지분 49%를 5억 달러(6천900억 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WLFI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계약에 서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 후인 2025년 3월에 WLFI는 달러 고정 스테이블코인 'USD1'을 발행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어 2025년 5월 MGX는 USD1를 이용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20억 달러(2조7천600억 원) 규모의 거래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암호화폐 지갑 추적 결과 2025년 4월 중순에 이와 같은 규모의 USD1을 사들인 주체가 있었으며, MGX 또는 관련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이달 초 WLFI에 연방 인가 전국신탁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예비 조건부 승인을 부여했다.
이 은행은 WLFI가 작년 3월에 출시를 발표한 USD1을 발행하고, 상환하며, 안전하게 보관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이 은행이 실제 영업에 들어가기 전에 WLFI는 OCC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고 최종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준비자산으로 보유한 실물자산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USD1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40억 달러(5조5천억원)다.
WLFI는 USD1을 뒷받침하는 달러가 미국 국채와 기타 현금성 자산에 투자돼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1억5천만 달러(2천70억 원)의 이자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별도의 신탁은행인 비트고가 USD1을 발행했으며, 이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을 보관하고 이자 수익 일부를 가져갔다.
WLFI는 2025년 7월 대통령이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서명한 뒤, 주주들과 함께 은행 설립 절차에 착수했다.
이 법은 승인받은 스테이블코인 회사가 해당 코인의 연동 대상인 준비자산을 직접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설립 작업이 진행 중인 은행의 지주회사의 이름은 'WLTC 홀딩스'다.
이 회사의 주주 구조는 WLFI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다만 타흐눈과 공동 투자자들은 WLTC 홀딩스 지분 49%를 '스트링Z 홀딩 RSC'라는 별도 법인을 통해 확보했다.
트럼프 가족이 확보한 WLTC 홀딩스 지분은 38%라고 WSJ는 익명 취재원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외국 왕실 인사이며 외국 정부의 고위 인사인 타흐눈 측이 미국 대통령 가족과 함께 사업을 하고 공동 사업체와 지주회사의 지분 49%를 확보한 최대 주주가 되면서, 국가안보 우려와 이해관계 충돌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OCC는 WLFI에 연방 인가 전국신탁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예비 조건부 승인을 내주면서 일부 주주들에 대해 '수동적 투자자 약정'(passivity commitment)에 서명토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일가와 연계된 법인, WLFI 공동창업자 재커리 포크먼과 체이스 헤로와 연계된 법인, 그리고 스트링Z 홀딩 RSC 등은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은행 지배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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