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종 신부, 성남 '안나의 집' 봉사 경험 등 담은 책 펴내
고국서 두번째 출간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한국에서는 빈곤이 스스로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요. 유심히 보고 다가서지 않으면 그래서 지나치기 쉬운 것 같아요."
김하종 신부의 본명은 빈체초 보르도다. 이탈리아인이지만 한국에서 36년째 살며 노숙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 '안나의 집'은 그가 1998년 직접 만든 노숙인 무료 급식소다.
김 신부는 1일(현지시간) 로마의 한 호텔에서 두 번째 신간 '서울에서 만나요'(Vi Aspetto a Seoul) 출간을 기념해 현지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김 신부는 한국에서 봉사를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노숙인과 청소년들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외계층 중 상당수가 점점 가난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새로운 빈곤'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김 신부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모습은 이탈리아의 노숙인과 다른 점"이라며 "그래서 자세히 봐야 하고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7년 사제 서품을 받은 김 신부는 1990년 마리아 선교 수도회가 한국에 파견한 최초의 선교사다.
1992년 경기도 성남에서 빈민 사목을, 1993년부터 독거노인 점심 급식소를 운영하며 노숙인들과 연을 맺었다. 그러던 중 외환위기를 맞아 노숙인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이는 그가 '안나의 집'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 '안아 주고 나눠주고 의지하는 집'이라는 뜻의 '안나의 집'에는 노숙인 급식소와 기숙사, 자활 센터, 가출한 아이들을 돌보는 청소년 쉼터 등이 있다.
그가 봉사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노숙인을 위해 제공한 식사만 300만끼가 넘는다고 했다. 한 끼 식사는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배고픔의 해결이 아니라 아닌 인간으로서 존엄을 되찾고 삶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힘이 됐다.
김 신부는 이번 책에서 다른 사람을 섬기는 노숙인 봉사를 통해 드러나는 신앙의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내년 세계청년대회(WYD) 참가를 준비하는 이탈리아 청년들이 이 책을 통해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WYD는 신앙과 여정, 문화간 대화, 연대를 경험할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이 공공외교 활동의 일환으로 주최했다.
신형식 주교황청 대사는 개회사에서 "이 책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유대에 대한 얘기로 김 신부와 한국과의 깊은 유대감에서 시작됐다"며 "이 책이 WYD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YD는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1985년 '세계 젊은이의 날'을 제정한 것을 기념해 이듬해 시작됐으며 교황이 세계 각국을 찾아가 젊은이들을 만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레오 14세 교황은 내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WYD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역대 교황으로는 요한 바오로 2세(1984·1989년), 프란치스코(2014년)에 이어 네 번째 방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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