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구상 제기 후 2024년 착공…2030∼2031년 완공시 900㎞ 단축
이란전쟁 등 지정학적 혼란에 대체 운송로 중요성 부각

(상하이=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여러 차례 강조한 '육상 일대일로 핵심사업' 중앙아시아 국제 철도가 주목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보면 전날까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 기간 시 주석의 양자 정상회담 대상국은 대부분 중국과 일대일로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국가였다.
특히 시 주석은 이번 회의 기간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을 잇는 국제 철도를 여러 번 거론했고, 이들 국가 정상과 모두 양자 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철도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발전 희망을 담은 교통 대동맥"으로 불렀고, 자파로프 대통령은 "새 시대의 '강철 실크로드'가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자 공동선언에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프로젝트의 순조롭고 시기적절한 시행을 보장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시 주석은 우즈베키스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해당 철도 건설에 대해 "고품질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매체들은 SCO 정상회의에 맞춰 철도 건설 현장을 집중 조명했고, 중국중앙(CC)TV는 키르기스스탄 내 1㎞에 이르는 교량 공사를 소개했다.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구상은 1997년부터 제기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2024년 12월에 정식으로 착공됐다.
이 철도는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 카스에서 시작해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약 500㎞ 구간이며, 이 가운데 산악 지역인 키르기스스탄 구간이 304.84㎞로 전체의 60% 정도다.
키르기스스탄 구간에는 터널 29개와 다리 50개가 새로 건설되며 터널·교량 구간이 120㎞에 이른다. 터널 26개와 교량 40개가 이미 착공했고 전체 프로젝트의 시공률은 17% 수준이다.
철도는 2030∼2031년 개통 계획인데, 우즈베키스탄 교통부 차관은 최근 이를 2028년으로 앞당기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륙국인 키르기스스탄은 철도 개통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교통통신부 장관은 CCTV 인터뷰에서 "이 철도를 통해 우리는 중국·중앙아시아·중동은 물론 유럽과도 연결될 것"이라고 봤다.
키르기스스탄 부총리는 "이 철도는 전체 중앙아시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면서 이 철도가 대륙 간 철도의 일부이며 시베리아 횡단철도나 해운과 비교해 운송 시간이 적어도 7일 단축될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운송 거리가 900㎞ 단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중국매체 관찰자망은 해당 철도와 관련, 러시아가 기존 입장을 바꿨으며 여기에는 SCO가 역할을 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상하이사회과학원 SCO연구센터의 리리판 주임은 "(열차 궤도 문제 등과 관련해) 신중하던 러시아의 태도가 조건부 지지로 바뀌었다"며 "SCO가 다자 협력에서 주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관찰자망은 구상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러시아가 신중했고 특히 궤도 표준 문제에 대해 완강한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중앙아시아 철도는 구소련 당시의 광궤(1천520㎜)를 쓰는데, 해당 철도가 만들어지면 중국의 표준궤(1천435㎜)가 실질적으로 중앙아시아 내륙에 처음 들어가게 된다.
이는 오랫동안 러시아를 중심으로 운영되어온 유라시아 철도망이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관찰자망은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2년 이후 러시아 측 입장이 점차 완화됐고, 특히 지난 4월에는 러시아 운수부 차관이 "러시아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프로젝트 건설에 협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리 주임은 "러시아 측 지지는 조건을 내포하고 있다. 핵심 요구는 궤도 문제를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궤도 문제에서 타협한 것은 에너지·안보 등에서 SCO가 필요하기 때문이지 일방적으로 자세를 낮춘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는 단순한 수송로가 아니라 지역 정세를 재편하는 전략적 레버리지"라며 "중국에는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급망이 된다. 내륙국인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는 '육상 연결 허브'가 될 역사적 기회"라고 말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란전쟁과 우크라이나전쟁 등 지정학적 충돌로 기존 공급망이 혼란스러워졌다면서, 이에 따라 대안 운송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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