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자금력에 눈치보지만…물밑선 "지역구 방문 자제를" 거리두기
전대 참석비만 최소 2만5천달러…참여후보 100명 그치자 취약지 후보는 면제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전지를 일일이 찾아가 후보들을 돕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해당 후보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반기지 않는 기류가 감지된다.
오는 10∼11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후보들이 속출하면서 행사를 준비하는 당 지도부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경합지의 공화당 후보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정치팀에 '대통령의 지역구 방문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폴리티코가 4일(현지시간) 당 관계자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경합지 또는 취약지의 후보들에게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론하지 말거나, 직접 언급하는 것을 제한하라'고 권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강성 지지층과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히지 않도록 공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물밑에선 그의 존재가 격전지 선거 운동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롭 위트먼(버지니아) 하원의원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바라는지 묻자 "우리에겐 훌륭한 선거운동 계획이 있다"며 "지역구 주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중요한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데 철저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격전지에 출마한 익명의 공화당 하원의원은 참모들이 "'그(트럼프)를 너무 많이 언급해도 망하고, 그의 눈 밖에 나도 망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공화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나는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나는 그 (격전지) 35곳을 모두 방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화당 지지층 결집과 후보들의 필승 결의를 다지기 위해 기획된 전당대회 흥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격전지를 중심으로 후보들의 불참 선언이 속출하는 것이다.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은 일찌감치 전대 불참을 확정했다. 잭 넌(아이오와) 하원의원은 ABC 방송에 "(전대 참석 대신) 지역구로 돌아가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안 시스코마니(애리조나) 하원의원도 지역에서 예정된 TV 토론회를 이유로 들어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톰 배럿(미시간) 하원의원은 폴리티코에 "대통령이 전대에서 무슨 말을 할지는 내가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할지는 통제할 수 있다"며 불참을 시사했다. 이밖에 크리스 스미스(뉴저지), 제프 허드(콜로라도), 닉 라로타(뉴욕) 등 하원의원 여럿이 불참을 결정한 상태다.
라이언 매켄지(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가능한 많은 시간을 지역구에서 보내야 한다"며 전대 참석을 머뭇거리고 있다. 로런 보버트(콜로라도) 하원의원도 전대 참석 여부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두고 보자"고 답했다.
ABC는 중간선거 하원 지역구 253곳 중 절반에 못 미치는 약 100명(현역 하원의원 및 원외 후보)이 전대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릭 잭슨(조지아) 후보와 톰 티파니(위스콘신) 후보도 전대에 불참한다.
폴리티코 역시 자체 조사한 70여명의 공화당 현역의원 및 후보 가운데 45명이 지역구 행사나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전대 행사장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후보들의 전대 출석률이 저조해질 조짐을 보이자 주최 측은 기부금 명목으로 최소 2만5천달러(행사장 입장권 및 숙박권 패키지)를 내도록 책정된 참석비를 일부 '취약 지역'에 대해선 면제해줄 방침이라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공화당 하원선거위원회(NRCC)가 '애국자 프로그램'으로 지정한 취약 지역의 재선 도전 의원들이 면제 대상이다. 그러나 엘리 크레인(애리조나) 하원의원은 악시오스에 돈 문제가 아니라 선거운동 현장을 떠나 전대에 참석하는 시간이 아깝다면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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