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탈피 다각화 전략…주가 3.2%↑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정주호 기자 = 미국 모바일용 반도체 전문업체 퀄컴이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최대 600억 달러(약 80조원) 규모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나섰다.
퀄컴은 AWS와 여러 세대에 걸친 맞춤형 AI 추론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다년 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AI 대역폭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 효율성이 높은 고성능 칩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퀄컴은 모바일용 반도체에서 축적한 전력 효율 기술과 칩 설계를 맡고, AWS는 '아마존 베드록' 등 AI 인프라를 제공하게 된다.
퀄컴은 반도체 설계(EDA) 작업에도 아마존 베드록과 AWS AI 인프라를 활용해 칩 설계 주기를 단축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외에도 높은 대역폭을 지원하는 초고속 광학 연결 설루션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퀄컴은 아마존이 서버 칩·기술·서비스 등을 구매하는 액수에 연동해 주당 161.26달러를 고정 행사가격으로 하는 보통주 신주인수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우선 375만주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고 아마존의 구매액이 향후 10년간 최대 600억달러에 이르면 2천500만주까지 늘어나는 구조다.
만약 아마존이 신주인수권을 모두 취득해 행사할 경우 약 40억달러(약 5조4천억원) 규모가 된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가 가속함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더 높은 성능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연산과 연결성 양쪽 모두에서 발전이 필요할 것"이라며 "퀄컴은 전력 효율적인 컴퓨팅 분야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선도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획기적인 성능을 제공하고 차세대 AI 인프라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사드 칼리아나라만 AWS 부사장은 "맞춤형 실리콘과 첨단 연결기술을 함께개발함으로써 더 높은 성능과 효율성, 비용 효율성을 갖춘 인프라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AI200과 차기 AI250 칩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LPDDR 메모리를 채택해 카드당 768GB 용량을 확보했는데, 이는 엔비디아 B200(약 180GB)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IT 전문매체 테크타임스가 전했다.
대역폭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모델을 메모리에 계속 상주시켜야 하는 추론 단계에는 더 적합하다는 평가다. 차세대 AI250에는 연산 로직을 메모리 옆에 쌓는 '근접 메모리 컴퓨팅' 구조도 추가된다.
퀄컴은 그간 모바일용 칩 분야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애플이 자체 스마트폰·통신 칩을 개발하고, 삼성전자도 갤럭시 스마트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칩 대신 삼성 엑시노스 칩 탑재 비율을 늘리면서 입지가 좁아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은 그간 쌓아온 전력 효율 기술을 앞세워 AI 인프라 분야로 진출, 데이터센터 매출을 2029년까지 150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사업 다각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일 한 테크 콘퍼런스에서 아마존 칩 생산에 따른 매출이 2027회계연도 1분기(9∼12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 매출이 2029회계연도 데이터센터 매출 목표 150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키왈라 CFO는 퀄컴이 지난 6월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데이터센터 기업 두 곳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그중 한 곳이 이번에 계약을 맺은 아마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한 곳과도 "유사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퀄컴과 아마존이 이날 체결한 것과 같은 지분 연계 거래는 최근 AI 업계에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엔비디아 경쟁사로 꼽히는 AMD는 지난해 10월 오픈AI의 칩 구매액에 따라 자사 지분 최대 10%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맺었고, 최근에는 마벨 테크놀로지가 구글에 최대 122억 달러의 지분 인수권을 넘겨줬다.
양사 협업 소식이 알려진 이날 퀄컴 주가는 장중 한때 8.7% 급등한 183.49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상승 폭을 반납해 3.2% 오른 174.09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브로드컴 주가도 3% 올랐는데, 맞춤형 AI 반도체가 하이퍼스케일러들 사이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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