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배당금, 1천600조원 매표행위…국가부채·인플레 가중"

입력 2026-09-11 00:56  

"트럼프 배당금, 1천600조원 매표행위…국가부채·인플레 가중"

"트럼프 배당금, 1천600조원 매표행위…국가부채·인플레 가중"
美언론·야당 비판…"코로나 지원금 능가, 1년 치 국방비 맞먹어"
연방법 위반 논란도…野 "납세자 피 묻은 돈으로 표 사려 해"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연설에서 밝힌 '5천달러 배당금' 공약을 두고 미국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9일(현지시간) 연설의 요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해 연방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모든 미국 성인에게 5천달러(약 370만원)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10일 미 언론들은 이 공약이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되며, 연방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분배된 금액을 훨씬 능가할 것이며, 재정 적자를 급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현재 성인 미국인은 약 2억4천만명으로, 5천달러씩 지급하면 총액은 1조2천억 달러(약 1천616조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이번 회계연도에 현재까지 지급한 국가 부채 이자 1조2천700억달러, 2026년 책정된 국방비 1조3천600억달러와 맞먹는 규모라고 경제전문채널 CNBC 방송은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만약 대통령이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이란 전쟁으로 이미 치솟은 물가를 더욱 부추기고, 소비자 지출을 촉진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이 배당금이 세수 증대와 연계되지 않으면 연방 부채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증가한다는 우려 탓에 부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미 정부의 장기 차입 비용 상승을 더욱 가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처럼 막대한 비용이 "이미 40조 달러(약 5경3천864조원)의 국가 부채를 안고 있는 나라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싱크탱크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 마야 맥기니스 대표가 "차입을 늘리고, 금리를 끌어올리며, 장기적으로 경제를 약화시키고, 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자녀들에게 더 큰 빚을 떠넘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방안은 그것을 달성할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맥기니스 대표는 또 "미국인이 실질적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고, 채권 시장이 재정 긴축을 간절히 호소하는 상황에서 예산을 폭증시킬 터무니없는 공약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해당 공약의 불법 논란도 적극적으로 짚었다.
CNBC는 "이 제안은 법적 장애물에 직면할 수 있다"며 특정 후보에게 찬성 또는 반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금전을 제공하거나 지급하는 행위는 연방 법률로 금지돼 있으며, 이를 고의로 위반하면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2024년 대선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슈퍼팩 '아메리카PAC'이 7개 경합주 유권자에게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할 경우 1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여전히 법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다만, 이 제안이 선거 이후 이행되는 약속으로 포장됐다는 점에서 위법이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을 제시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제시카 레빈슨 교수는 NYT에 해당 발언이 세금 감면 약속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고,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의 선거법 전문가 리처드 하센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수정헌법 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로 보호된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 인사들은 이를 선거 승리를 위한 '매표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유력 대권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는 이제 납세자 세금으로 마련된 피 묻은 돈으로 당신의 표를 사길 원한다"며 "백악관 오벌오피스를 차지한 이들 가운데 가장 부패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댄 골드먼(민주·뉴욕) 하원의원은 WP에 "그런 약속을 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의회"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부패하고 노골적으로 불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제안한 일부 현금 지급 공약이 무산됐다는 점에서 이번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보도도 나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초기 머스크 CEO가 수장을 맡은 정부효율부(DOGE)가 연방 정부 지출을 절감한 것을 활용해 5천달러 배당금을 지급하는 계획을 공개한 적이 있으나 실행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관세 수익금으로 2천달러 배당금을 제안했지만, 이 역시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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