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어 홍해 비상…"후티,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 확보"(종합2보)

입력 2026-09-12 02:18  

호르무즈 이어 홍해 비상…"후티,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 확보"(종합2보)

호르무즈 이어 홍해 비상…"후티,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 확보"(종합2보)
"후티, 파죽지세로 해협 요충지 등 예멘 쪽 연안 모두 장악"
"사우디, 모카 공항 공습…예멘 정부군도 반격 준비"
후티 "사우디 선박 제외하곤 항행 안전"…이란 측 "대단한 승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빠르게 장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의 해상 수송로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란의 대리세력 중 하나로 꼽히는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통제할 경우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티는 홍해 연안의 주요 항구인 모카를 장악한지 하루 만인 11일(현지시간) 바브엘만데브 해협 내 요충지인 페림섬(마윤섬)까지 장악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예멘 정부군을 지원해온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가 장악한 지역을 공습하며 반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P와 AFP 통신은 이날 예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예멘 정부군이 전날 페림섬에서 철수했으며, 무장한 후티 전투원들을 태운 보트들이 이날 오전 페림섬에 도착해 섬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후티 관계자도 후티 반군이 이 섬에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AP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장대원들이 바브엘만데브 해안선을 따라 배치되고 있으며, 군용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마윤섬으로도 불리는 페림섬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한가운데 자리해 해협의 물길을 나누는 전략적 요충지다.
AFP는 이로써 후티가 예멘 측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사실상 완료했다는 예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예멘군 관계자는 후티가 해협 내 마지막 두 섬인 그레이터 하니시섬(Greater Hanish)과 레서 하니시섬(Lesser Hanish)도 점령해 예멘 쪽 홍해 연안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며 "서부 해안지역에 정부가 관할하던 모든 영토가 함락됐다"고 AFP에 말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복수의 예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페림섬에서의 정부군 철수와 후티 반군 진입 소식을 전했다.
로이터는 후티가 페림섬 맞은편 홍해 연안 예멘 본토의 두바브도 장악했다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두바브와 페림섬을 확보하는 것이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에 핵심적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후티는 전날 해협에서 북쪽으로 약 70∼80km 떨어진 전략 거점 모카 항구를 장악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원유 물동량은 2023년 하루 평균 930만배럴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2%까지 차지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는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홍해 수송로에 의존해 왔다.
홍해 물길이 막힐 경우 사우디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의 8월 원유 공급은 하루 평균 600만배럴로 전월보다 230만배럴이나 감소해 3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10일 두 차례 전화해 후티에 대한 공습을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요청을 거부했다는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의 보도도 있었다. 미국은 대신 사우디에 정보와 타격 목표물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후티 반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사우디 선박을 제외한 모든 항행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사우디에 대해서는 "우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봉쇄를 중단할때까지 봉쇄에는 봉쇄로, 긴장 고조에는 긴장 고조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정치국 위원인 하젬 알아사드도 이날 영국에 본사를 둔 아랍권 매체인 알아라비 알자디드에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와 국제 무역은 안전하고 질서 있게 유지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우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불안해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후티 반군을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세력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후티의 공세에 사우디도 반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반군 방송은 이날 사우디가 모카의 공항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모카 항구도 출처를 알 수 없는 미사일 6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현지 관계자가 전했다.
예멘 정부군도 이번 주 홍해 연안 후티 점령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반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예멘군 대변인 마제드 알 나질리 대령은 주민들에게 타이즈와 모카 사이의 도로를 이용하지 말고, 후티 반군이 사용하는 장비에도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한 성명에서 후티에 대한 지지를 다시 밝히며, 사우디가 예멘 봉쇄를 중단하고 후티와 협상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후티가 전날 모카에 진입한 이후 이란 정부가 내놓은 첫 공식입장이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인 모하마드 모크베르는 후티의 진격과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에 "대단한 승리를 축하한다"고 적기도 했다.
후티는 지난 7월 중순 자신들이 통제하는 예멘 수도 사나 공항 공습의 배후로 사우디를 지목하고 2022년 체결된 휴전 종료를 선언했다.
이어 지난 7월 20일 사우디의 예멘 포위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면서 홍해에서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사우디 선박과 정유시설 등을 공격해왔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주 예멘에서 교전이 격화된 이후 최소 500명이 숨지고 4만6천여명이 피란했다며 피란민 숫자가 시시각각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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